극심한 환경오염과 과도한 개발로 점점 사라져 가는 우리의 것, 토종!
특히나 우리나라 토종벌은 2009년을 기점으로 토종벌 에이즈라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 때문에
95%가 떼죽음을 당했다. 현재 남아있는 토종벌은 단 5%정도 뿐.... 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인류는 3년 안에 멸망하고 만다는 아인슈타인의 경고가 예사롭지 않은 시점이다. 서양벌에 밀려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는 순수한 대한민국 토종벌. 동의보감도 인정한 토종 한봉꿀은 다른
서양벌꿀에 비해 농도가 짙고 수천가지의 야생화의 꿀로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더욱 인정받고
있지만, 앞으로 토종 한봉꿀을 맛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구를 지키는 특별한 토종벌!
토종벌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치열하게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리얼다큐 숨>에서
만나본다.
- 3대를 이은 토종벌 지킴이
양벌에 비해 덩치가 작고 가벼운 우리나라 토종벌! 토종벌은 생존능력이 강해 자연에서도 잘
살아가기로 유명하다. 토종벌은 밀원 즉, 먹이가 다양해 멀리까지 날아가 꿀을 받아오며 꽃에
따라 이동하지 않고 한 장소에 머물며 꿀을 모은다. 그렇기 때문에 토종꿀은 여러 가지 꽃의
꿀이 혼합되어 진한 갈색을 띠며 장기간에 걸쳐 봄, 여름, 가을꽃의 정수를 벌집에 저장된 것을
통째로 분쇄하여 채밀하기 때문에 양벌의 꿀에 비해 농도가 진하고 각종 나무의 진액이
저장되어 독특한 향과 맛을 지녔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징을 갖는 토종벌을 3대에 걸쳐 키우고 있는 사람 있다. 바로 충북 청주의 김대립 씨!
그는 어릴 적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비롯한 온 가족이 벌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9살이 되던 해, 아버지께 생일선물로 벌을 받게 되면서 김대립 씨와
벌의 깊은 인연은 시작되었다. 토종벌을 향한 그의 사랑은 벌을 돌보느라 남들보다 한 해 늦은
아홉 살에 학교에 들어갔을 정도라고...
김대립 씨가 본격적으로 토종벌을 사육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무렵 토종벌 가문의
시작이었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부터였다. 본격적으로 토종벌을 사육한지 35년 째,
지금도 김대립 씨는 온몸에 토종벌을 붙이고 토종벌들과 동과동락 중이다.
- 토종벌의 에이즈, 낭충봉아부패병
김대립 씨의 오랜 친구, 토종벌이 위험하다! 2009년부터 꿀벌 유충이 번데기가 되지 못하고
말라 죽게 되는 토종벌의 전염병, 낭충봉아부패병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토종벌의 에이즈,
낭충봉아부패병은 감염 시 벌통을 소각하는 것 이외에 마땅한 방법이 없어 전국 토종벌 농가는
그들의 수입원이었던 벌통을 소각해야만 했었고 현재까지도 예방 백신은 개발되지 않은
실정이다. 35년 동안 토종벌을 연구해 온 김대립 씨의 말에 따르면 낭충봉아부패병은 명나방
애벌레로부터 감염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벌통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
전염병을 예방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토종벌 지킴이 김대립 씨 또한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인해 갖고 있던 토종벌의 95%를 잃었다.
전염병이 오기 전 그는 만평의 밀밭에서 천통의 벌통을 가지고 꿀을 채밀해 몇 십억의 수익을
냈었다. 하지만 95%를 잃은 현재는 250~300통의 벌통을 가지고 꾸준히 벌들을 증식시키며
전염병에 대한 연구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사망률 95%의 집단 폐사 위기에도 그가
토종벌 사업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는 우리나라 토종벌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고...
낭충봉아부패병을 예방하는 방법은 시기적절한 분봉! 분봉이란 여왕벌이 일벌의 일부와 함께
다른 집을 만드는 것이다. 자연 분봉은 봄 번식기에 주로 일어나는데, 분봉을 하면서 지친
여왕벌에게 육아휴식을 주어 여왕벌의 체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분봉이 가능한 이유는 벌의 귀소성 때문이다. 벌의 행동반경은 10km까지이지만 자기
벌통 주위의 환경과 장소를 기억해두고 태양의 각도를 파악해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자연 분봉뿐만 아니라 김대립 씨는 중학생 시절, 자신만의 인공 분봉법까지 개발했다고 한다.
인공 분봉은 벌통에 인위적인 힘을 가해 토종벌을 이사시키는 작업이다. 김대립 씨는 직접
개발한 인공 분봉 방법을 토종벌 농가에 무상 교육 중이라고 한다.
- 토종벌 홍반장, 토종벌을 사수하라
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인류는 4년 안에 멸망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벌이 화분매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벌의 주요 밀원인 아카시아 나무 개체 수의 급감과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인해 토종벌들이 위기에 처했다!
전국의 토종벌들을 살리기 위해 토종벌계의 홍반장, 김대립 씨는 이른 새벽부터 산속에 자리잡은
벌통으로 향한다. 벌통의 입구를 나뭇잎으로 막고 벌통을 조심스럽게 들어 어딘가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인 김대립 씨. 낭충봉아부패병은 전염성이 강해 발병 장소 5km 이내의 토종벌들에게는
쉽게 전염된다고 한다. 벌통을 멀리 떨어트려놓는 이사 작업이 시급한 상황이다.
괴질로부터 토종벌을 지키기 위한 대대적인 이사를 시작한 것이다.
내 벌, 네 벌 할 것 없이 김대립 씨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토종벌을 살리기 위해 좋은 땅을 봐두고
발병 장소에서 5km 밖으로 벌통을 옮기는 작업을 도와준다고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이사한 벌통 사이의 간격이 가까우면 토종벌들이 서로 싸우기 때문에 약 2m의 일정한 간격을
두고 벌통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 김대립 씨만의 노하우!
5km 밖으로 이사를 간 토종벌들은 장기 육아 휴식에 들어간다. 여왕벌이 알을 놓지 못하도록 해
알과 애벌레를 돌보는 벌들이 육아 대신 꿀을 뜨기 때문에 비교적 많은 토종꿀을 딸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오늘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토종벌 사육 35년간 터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농가들에게 전수하고 있으며 토종벌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3대째 내려오는 토종벌 사랑, 김대립 씨의 토종벌 사육 노하우와 토종벌 괴질, 낭충봉아부패병을
예방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리얼다큐 숨>에서 확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