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참사 가운데 빛난 JTBC, 높은 신뢰도 배경은 심층보도
명연
[JTBC] 뉴스9, 뉴스룸 (월~금 20:00 ~ 21:40 / 토~일 20:00 ~ 20:30)
http://news.jtbc.joins.com/Replay/news_replay.aspx?fcode=PR10000403
채널A와 TV조선이 검증 없는 추측성 보도와 막말로 보수 담론을 형성하는 와중에 JTBC 뉴스가 돋보였습니다. MBC 시절부터 신뢰받는 언론인 1위 자리를 지켜온 손석희 사장의 역할이 가장 컸습니다. 종편 개국 초기엔 JTBC도 다른 채널처럼 극우매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손석희 사장이 앵커로 나서면서 논조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정부가 불편해하는 뉴스를 피하지 않고 사안의 핵심을 파고들었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간첩조작사건, 철도파업 등 사회적 파장이 큰 사안에서 특히 강한 모습을 보였어요. 정부 발표에 끌려 다니거나 정권 눈치만 보면서 사건을 외면한 공중파와 비교해도 분명히 달랐습니다. 작년 3월 간첩조작사건 관련 국정원 압수수색이 시작되고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 책임론이 들끓었는데요. 공중파는 이를 외면했지만 JTBC는 이틀 연속 5꼭지씩 할애하며 집중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소치 올림픽 기간 동안 지상파가 올림픽에 올인하며 주요 이슈를 제대로 다루지 않았을 때도 JTBC는 국정원 문제, 간첩사건 등 정치사회 이슈를 전면에 배치해 보도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보도도 정부 발표에 의존해 오보를 남발하던 기성언론과 달리 JTBC는 현장에서 희생자 가족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연히 유가족의 제보가 잇따랐고 단독보도가 줄을 이었는데요. 세월호 피로감 운운하며 세상의 관심이 줄어들 때도 실종자 가족들의 소식을 끝까지 전했습니다. 수색이 중단되고 범정부대책본부가 해체한 뒤 11월 20일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체육관에서 철수할 때까지 JTBC는 언론사 중 유일하게 220일 동안 현장을 지켰습니다. 세월호 보도의 기준이 피해자라는 원칙을 끝까지 고수한거죠.
봉기
손석희가 앵커로 나선 시점부터 JTBC 에 대한 평가가 좋아졌지만 세월호 참사 보도 이후 JTBC 신뢰도가 한 단계 더 상승했습니다. 세월호 특별취재팀이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을, 손석희는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한 건 JTBC의 세월호 취재가 세상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증거죠. 참사를 겪으면서 손석희 앵커가 기존 뉴스 포맷에 대한 아쉬움도 느꼈던 것 같아요. 뉴스 길이를 늘이고 집중해야 할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개편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진우
하지만 앞으로 JTBC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죠. JTBC 뉴스도 개국 초기에는 다른 종편 보도와 다를 것 없었지만 손석희가 들어온 이후 한 개인에 의해 보도 방향이 바뀐 것과 다름없잖아요. 이게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 있다고 봐요.
명연
미디어 비평지에서 삼성미디어제국에 대한 기사를 보고 공감했는데요. JTBC라는 방송국이 신뢰를 얻고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손석희를 이용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JTBC가 예능이나 드라마에도 투자를 많이 하고 있지만, 방송에서 보도가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은 손석희를 기용한 것이니까요. 중앙일보 논조와는 분명히 다르지만 상쇄할만한 이득이 있기 때문에 손석희가 만드는 뉴스를 지켜보고 있는 건 아닐까요?
건우
이용일 수도 있지만 변화한 모습의 의미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뉴스 소비자들은 뉴스 변화를 바로 알아차립니다. 손석희라는 인물 때문에 JTBC 보도의 신뢰도가 높아진 만큼 손석희가 없어지면 당연히 신뢰도가 떨어지겠죠. 이런 변화는 새로운 미디어 지형에서 생긴 현상입니다. 한국 언론뿐만 아니라 세계 언론을 봐도 기자 개인이 언론을 주도하는 흐름이 있어요. 주진우 기자를 시사인의 주진우로 보기도 하지만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버린 것처럼 앞으로 기자를 따라서 뉴스를 보는 경향이 더욱 커질 겁니다.
봉기
손석희가 이용만 당하고 버려지면 JTBC가 망가질 수 있다는 시각도 동의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다른 종편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TV조선, 채널A, MBN의 경영진이나 오너들이 JTBC 성공사례를 보고 손석희 같은 언론인을 기용해 좋은 뉴스를 만드는 희망요. 손석희가 JTBC 보도본부 사장으로 갈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어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비현실적인가요?
한 경위 단독 인터뷰, 정윤회 수사 전환점 되지 못해 아쉬워
한빛
[JTBC] [단독] 한 경위 "청와대 민정수석실 회유 있었다"…폭로 (12월 15일자 보도)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0681592
JTBC에 칭찬 일색인 것 같아서 아쉬웠던 보도를 뽑아봤습니다. 한 경위를 단독으로 인터뷰 했다고 보도했지만 정작 리포트에는 청와대 회유가 있었다는 한 경위 목소리가 없었습니다. JTBC는 한 경위가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며 녹취 파일은 있지만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세웠는데요. 결국 리포트 자체로만 보면 부실한 리포트가 되어 아쉬웠습니다.
건우
자살한 최 모 경위가 폭로를 했고 진실규명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에서 이 보도가 나왔죠. 하지만 보도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아 모멘텀이 급격히 식어버렸어요. 처음부터 검찰 수사는 진실규명보다 정보 유출 경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사실상 이제 정윤회 수사는 종결된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회유가 있었다는 발언을 했던 한 경위는 스스로 발언을 부인했고요. 이게 다 검증할 수 없으니까 한 경위 말만 쫓은 건데, 한 경위 말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서 수사가 유야무야 종결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 부분에서 아쉬운 보도였습니다. JTBC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잘 안 돼요.
실수 있었지만, 잊지 말아야 할 세월호 참사
한빛
[JTBC] [앵커브리핑] 세월호 참사 6개월…끝나지 않은 기다림 (10월 16일자 보도)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0608322
보면서 소름이 돋았던 뉴스입니다. ‘이제는 세월호를 잊어버리고 싶으시다면 지금부터 2분 동안은 고개를 돌리셔도 됩니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문구로 시작하는 영상 리포트인데요. 세월호 참사의 순간과 사건 해결 과정을 보여주면서 진실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환기시켜 줍니다. 세월호 피로도 얘기가 나오고 ‘세월도 피로도’ 얘기도 피로해질 무렵에, 세월호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봉기
뉴스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안 좋은 소식을 들으면 불편할 수밖에 없는데 그만 불편하자는 목소리가 들릴 즈음이었죠. 세월호 피로감을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보도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사건임을 되새기게 했어요.
진우
세월호 보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이라는 사실을 언론이 끊임없이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JTBC가 가장 잘 한 부분이었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다른 언론들처럼 다른 이슈에 집중하기 쉬운데도 끝까지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건우
재난보도라는 측면에선 JTBC가 언론이 지향할 모습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참사 초반에는 생존 학생에게 친구가 죽었냐고 묻는 인터뷰도 있었습니다. 재난보도 매뉴얼을 충실히 지켰다고 보기도 어려워요. 시행착오도 있었기 때문에 지나치게 JTBC 보도를 미화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채린
지상파와 비교해서도 JTBC가 잘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JTBC 뉴스에는 적극적이고 심층적인 보도가 많았습니다. 메인 앵커가 팽목항에서 직접 진행하는 화면은 상당히 파격적이었어요. 세월호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사안에서도 핵심을 파고드는 긴 리포트나 심층인터뷰는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