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문을 닫은 내 아들 현민이
서울 성동구, 골목골목을 들어가다 보면 나오는 반지하의 아담한 집에는 현민이네 네 식구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장으로서 가족의 생계도, 아이들의 양육도 책임지고 있는 아빠 지형 (46) 씨와 어려운 형편에 함께 그 짐을 짊어지고 있는 엄마 미라암 (45) 씨. 필리핀에서 만나 6년의 연애 끝에 결혼한 부부에게는 너무나도 귀한 두 아들들이 있는데요. 바로 첫째인 현민 (9) 이와 둘째인 현호 (8)입니다. 하지만 보기만 해도 너무 사랑스러운 이 아이들은 또래의 아이들보다 조금 특별합니다.
“우리 현민이는 많이 아파요.
하지만 더 해줄 수가 없어서 미안함뿐이에요.”
어릴 땐 다른 아이들과 다를 게 없었던 현민이. 하지만 부모의 역할이 처음이었던 지형 씨와 미라암 씨는 다른 아이들보다 표현이 조금 서툴고 말이 느린 현민이의 발달을 쉽게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5살 때 우연히 받게 된 아동 발달 검사에서 현민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속할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들었고, 결국 7살 때 현민이는 자폐장애 1급을 진단받았습니다. 현재 9살인 현민이는 언어로 정확한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엄마와 아빠를 향해 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복지관과 병원을 오가며 병행한 꾸준한 치료로 겨우 ‘엄마’, ‘아빠’ 소리는 내지만 그마저도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는 상황. 처음 치료 당시에는 “장현민~” 이렇게 불러도 아무 반응조차 없던 현민이는 다행히 이제는 어느 정도의 눈 맞춤은 해냅니다. 꾸준한 치료가 낳은 결과지만 아직 발화조차 되지 않은 현민이에게 더 많은 치료가 필요하다며 전문의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하지만 갈수록 어려워지는 형편 탓에 그 마저도 자주 해줄 수 없는 부모의 가슴은 타들어만 갑니다.
“다 제 잘못인 것 같아요. 제가 부족해서 우리 아이들이 이런 것 같아서요...”
8살 나이에도 한 문장 이상의 표현을 정확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현민이의 동생 현호는 이제 막 말을 떼어 단어들을 읊기 시작했습니다. 또래에 비해 발달이 늦어 지적장애 3급을 진단받은 현호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할 나이에도 불구하고 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아직 유치원에서 교육받고 있습니다. 부모는 현호마저 발달이 늦자 모든 게 자신들 탓인 것만 같아 억장이 무너져 내립니다. 한국에 온 지 10년이 됐지만 한국말이 아직 서툰 엄마 미라암 씨. 현호의 발달이 늦는 게, 자신의 부족한 한국어 실력 때문인 것 같아 열심히 한국어 공부를 해보지만 그마저도 녹록치 않습니다. 주차 요원으로 새벽부터 저녁까지 일하는 남편의 월급으로는 아픈 현민이와 현호의 치료비가 빚으로만 쌓이는 상황이다 보니 결국 미라암 씨까지 생계 전선에 뛰어 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저녁부터 새벽까지 축산물 세척 공장에서 허리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한 채 고생스런 시간을 보낸지도 어느 덧 3년! 하지만 한국어도 서툰 자신이, 아이들 잠든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심각한 자폐 증상에도 불구하고 언어와 표현 능력이 조금씩 향상 되고 있는 현민이와, 말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던 현호가 치료를 받으면서 단어를 드문드문 읽는 모습을 보면 부부는 무리가 되더라도 치료를 향한 지원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두 아들을 그저 밝고 건강하게 성장시켜 사회에서 제 몫을 하며 살았으면 하는 게 부부의 간절한 바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제대로 의사 표현조차 못 하는 현 상태에서 어려운 경제 상황 때문에 치료 지원을 멈출 수밖에 없다면 아이들의 지적 장애는 영원히 현 상태에 멈춰버릴 지도 모릅니다. 현민이가 이대로 세상에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갈까 두려운 부부는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해결되지 않는 현실에, 어려운 형편에 부부는 좌절하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아들들을 위해 오늘도 힘을 냅니다. 누구보다 특별하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두 아들을 지키기 위한 부부의 용기 있는 걸음, 함께 해주세요!
자폐장애 1급과 지적장애 3급을
앓고 있는 두 아들을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는 부부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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