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 집 희망의 불씨
산 밑 낡은 집, 겨울의 찬 바람을 아궁이 불씨만으로 버텨낸 한 부부가 살고 있습니다. 어렸을 적 소아마비였던 김남영(64) 씨는 왼쪽 팔과 다리가 편치 않지만, 오늘도 동네의 일손을 돕는데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일을 돕는 이유는 아내 최성자(56) 씨를 위해서입니다. 아내는 현재 일주일에 3번씩, 서울을 오가며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데요, 남영 씨는 아내에게 많은 것을 해줄 수 없는 현실에 마음이 아프지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길 바라며 오늘도 집을 나섭니다.
“매번 아궁이에 불을 피우기도 힘들어요”
남영 씨의 하루는 아궁이 앞, 매캐한 연기를 마시며 시작됩니다. 1950년도에 지어진 집은 아궁이가 유일한 난방시설인데요. 해가 지면 냉기가 흐르는 집에 투병 중인 아내의 건강이 상할까 남영 씨는 매일같이 지게 가득 나무를 해옵니다. 오래되어 낡고 허물어져 가는 집은 자칫 조금만 손을 잘못 대면 무너질 수 있어 수리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과연 얼마나 더 버텨줄 수 있을지... 남영 씨의 한숨은 깊어만 갑니다.
“아내 혼자 투석 받고 돌아오는 길에 쓰러지진 않을까 걱정이에요”
성자 씨는 말기 신부전으로 일주일에 3번, 서울에 오가며 투석을 받는데요. 이틀에 한 번이지만, 병원을 오가는 것도 일입니다. 외진 시골 마을이다 보니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기 때문인데요, 아내가 병원을 가는 날이면 남영 씨는 돌아올 때까지 마음을 놓지 못합니다. 혹 상태가 나빠져 길에서 쓰러지지는 않을까 염려되기 때문인데요, 함께 병원에 가고 싶지만 서울까지 오가야 하는 교통비가 부담스러워 그저 아내가 무사히 돌아오길 바랄 뿐입니다.
“바라는 건 없어요. (아내가) 빨리 낫길 기다려야죠”
성자 씨는 투석을 받고 온 날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쉬어야 하는데요. 걱정하는 남편의 마음을 아기에 괜찮다곤 하지만 이내 자리에 눕고 합니다. 아내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만 같아 미안하다는 남영 씨. 하지만 아내 씨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홀로 동네 일손을 돕고 농사일까지 도맡아 하는 남편의 건강이 걱정입니다. 서로 건강하기만 하면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다는 남영 씨 부부. 이들에게 과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희망이 찾아올까요.
본인보다는 아내가 먼저인 남편 남영 씨와
남편의 힘이 되어주고픈 아내 성자 씨,
기적 같은 순간이 찾아오길 바라며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부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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