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의 이별 준비
비가 세차게 내리는 새벽, 좁은 방 안에서 영월 씨(73)가 힘겹게 나옵니다. 남편 태상 씨(69)가 영월 씨를 옆에서 부축하며 집을 겨우 나서는데요. 이렇게 새벽부터 부부가 함께 가는 곳은 바로 영월 씨가 다니는 한 대학 병원입니다. 영월 씨는 7년 전, 간암 판정을 받고 항암 치료를 마친 이후 작년에 다시 간암이 재발하였는데요. 이 때문에 복수가 차고, 다리 붓기가 가라앉지 못하는 후유증을 지속해서 가지고 있어 혼자 서 있는 것도 버거운 상황입니다. 남편 태상 씨는 그런 아내를 위해 설거지와 집안일을 돕고, 생계비를 벌기 위해 공병을 줍고 있습니다. 영월 씨는 자신이 죽으면 혼자 남겨질 태상 씨가 걱정되어 매일 잠을 뒤척입니다. 이 부부에게 과연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둘 다 아파서 걱정이에요”
영월 씨와 태상 씨는 현재 병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월 씨는 간암 판정 이후 항암 치료를 모두 끝낸 상황이지만, 후유증으로 심장이 약해졌습니다. 꺼지지 않는 배와 뼈마디의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마저 할 수 없게 되었는데요. 더군다나 왼쪽 눈은 완전히 실명한 상황이어서 생활하는 데에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태상 씨는 3년 전에 판정받은 뇌경색으로 인해 다니던 일자리를 잃고, 꾸준히 재활과 회복에만 힘을 썼는데요. 지금은 많이 호전된 상황이지만, 예전처럼 힘쓰는 일을 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태상 씨는 자신보다 더 아픈 아내를 위해 거리에 나가 매일 공병을 주우며 반찬값을 겨우 내고 있습니다.
“편안한 보금자리가 되어주지 못하는 집이에요”
앉아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영월 씨에게 방문의 높은 턱은 이동하기에 매우 불편합니다. 집 밖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은 가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려 방에 요강을 두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마땅한 목욕 공간도 따로 없어 서로의 도움을 받아 씻고 있는데요. 혼자서 씻는 것이 어려운 영월 씨는 남편 태상 씨의 도움으로 겨우 머리를 씻으며 해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집마저도 더 살 수 없을지 모릅니다. 주변에서 끊임없이 재건축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초생활수급비만으로는 보증금을 모을 수 없어 영월 씨와 태상 씨는 걱정이 많은데요. 병원에서 여러 차례 입퇴원을 반복하며 다니는 만큼 병원 근처로 이사를 하고 싶지만, 어려운 형편이 늘 부부의 발목을 잡습니다.
“아내를 위해서라면 제가 더 열심히 노력해야죠”
태상 씨는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집안일을 전혀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영월 씨가 늘 태상 씨에게 집안일을 하나씩 가르쳐주고 있는데요, 영월 씨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하자 태상 씨가 영월 씨에게 요리나 청소, 장을 봐오는 일을 열심히 배우며 돕고 있습니다. 이렇게 늘 자신을 돌봐주는 남편 태상 씨에게 영월 씨는 늘 미안함뿐인데요. 그동안의 치료비 때문에 태상 씨가 저축해두었던 월급을 다 썼기에 늘 죄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태상 씨의 소원은 영월 씨가 그저 아프지 않고 오래 함께 살 수 있는 것뿐입니다. 어깨의 짐을 메고 사는 부부에게 희망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간암 판정을 받고 후유증으로 통증이 심한 아내 영월 씨와
그런 아내를 살뜰히 살피는 남편 태상 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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