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우리 할머니
늦은 저녁, 방에서 쿵 소리가 납니다. 승남 씨(36)가 중심을 잃고 침대에서 떨어진 것인데요. 할머니 재순 씨(88)가 놀라 방으로 들어옵니다. 재순 씨가 이내 승남 씨를 부축해주며 침대에 앉는 것을 도와줍니다. 승남 씨가 가진 소뇌위축증이라는 병은 소뇌가 담당하고 있는 신경세포들이 이유 없이 죽어가는 것입니다. 몸의 균형 감각이 없어서 무언가에 의지하지 않으면 오랫동안 서 있거나 걸을 수 없는데요. 때문에 할머니 재순 씨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승남 씨를 키운 재순 씨도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곳저곳 아프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게다가 희소병인 현재 복용 중인 승남 씨의 약값이 부담스러워 그마저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런 재순 씨와 승남 씨에게도 희망의 날들이 찾아올 수 있을까요?
“할머니는 저한테 어머니예요”
승남 씨는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친할머니 재순 씨의 손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처럼 자신을 돌봐주시는 할머니를 위해 승남 씨는 직장 생활을 하며 조금씩 은혜를 갚아가던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병이 찾아왔는데요, 바로 소뇌위축증이라는 희소병에 걸린 것입니다. 승남 씨가 27살이 되던 해에 소뇌위축증이라는 병을 가지게 되면서 집안 살림뿐만 아니라 승남 씨를 돌보는 일 전부 재순 씨의 몫이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불편한 몸으로 손자를 위해 매일 밥상을 차리고 행여 넘어져 다칠까 곁에서 지켜주며 보살피고 있는데요, 승남 씨가 용무가 있어 외출이라도 하는 날이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마중을 나가 기다릴 정도로 재순 씨는 언제나 손자 생각뿐입니다.
“희소병이라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요”
승남 씨가 처음 몸 상태가 이상하다고 느낀 건 걸을 때마다 비틀거리거나 자꾸 쓰러지는 일들이 잦았기 때문인데요. 여러 병원을 찾아갔지만 원인조차 찾지 못한 것이 여러 날, 대출까지 받아가며 검사를 거듭하던 어느 날, 한 대학병원에서 유전자 검사를 한 끝에 모계 유전성 소뇌위축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소뇌위축증은 10만 명 중에 한두 명만 생길 정도로 보기 드문 희소병인데요, 아직 정확한 치료 방법이 없어 대체 약품으로 버티고 있지만, 그마저도 한 알에 2만 원으로, 하루 2알씩 한 달을 복용하면 약값만 120여만 원에 달합니다. 현재 받고 있는 기초 생활 수급비 84만 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 이에 하루 한 알만 먹어가며 겨우 버티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이 병이 언제 악화할지 몰라 승남 씨는 하루하루 불안하기만 합니다.
“할머니를 위해서라도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주세요”
할머니, 재순 씨는 척추엽굽음증이 심해 허리를 제대로 펼 수 없습니다. 조리대에 서 있는 것도 힘들어 늘 바닥에서 조리 도구를 두고 음식을 만듭니다. 그게 늘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승남 씨는 할머니의 고충을 덜고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끼니를 거를 때가 많은데요, 이런 승남 씨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할머니는 제대로 끼니를 챙기지 않는 손자가 늘 걱정입니다. 벌써 9년 째, 끝이 보이지 않는 병과 싸우고 있는 승남 씨, 그의 소원은 평생 자신을 위해 살아온 할머니를 편히 모시는 것인데요, 과연 그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요? 오로지 서로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승남 씨와 재순 씨에게 도움의 손길이 꼭 필요합니다.
소뇌위축증이라는 희소병을 가진 승남 씨와
그런 승남 씨를 살뜰히 돌보는 할머니 재순 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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