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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이 기회에 북한 버르장머리 고쳐야”
▶ 남북한이 지난 주말 당국 실무회담을 열고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첫 걸음을 뗐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일단 내일 모레 열릴 공단 정상화를 위한 후속 회담 결과를 지켜봐야 될 텐데요. 정치권 역시 오늘부터 7월 임시 국회가 소집되었습니다만 시작부터 휴업 상태입니다. NLL 대화록 열람, 국정원 선거 개입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보수 논객 조갑제 대표 모시고 개성공단 문제 등 최근 이슈에 대해서 진단합니다. 조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 서로 오랫동안 실랑이를 하다가 일부 진척이 됐습니다. 실무회담 결과 다시 합의까지 왔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일단 개성공단 문제에 있어 북한이 상당히 아쉽게 느끼는 것은 확실해요. 그만큼 우리가 강한 입장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여기서 북한의 버르장머리를 확실하게 고쳐낼 수 있는 기회이고 이것을 살려야 하는데 어중간하게 타협하면 재발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핵심은 북한이 또 다시 마음대로 문을 닫는다든지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우리가 그것을 제재할 수 있는 응징의 카드가 있느냐, 벌칙을 우리가 강제할 수 있느냐 아니겠습니까.
▶ 조 대표께서 늘 그것을 강조하셨잖아요. 국제적인 규범 준수를 따르라. 느닷없이 문을 닫을 경우 대비책에 뭐가 있겠느냐. 이번에 양측 간 합의한 내용들이 사실 100% 만족한다고 볼 순 없는 내용이죠?
-발전적 정상화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아마 발전적이라는 말은 우리 쪽에서 넣은 말인 것 같습니다. 무조건적 정상화가 아니라. 이런 사태의 재발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마음대로 공단 문을 닫는 바람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이 손실부터 북한에 배상을 요구해야 하죠. 이런 것부터 짚어가면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인데..
▶ 그런데 그 문제까진 나가지 못했잖아요?
-앞으로 나가야죠. 그런 것 없이 좋은 게 좋은 거다, 지나간 거 없었던 걸로 하자고 하면 또 재발할 겁니다.
▶ 북한에서는 적극적으로 사업 재개를 하려는 의도도 있는 반면에 이번 계기를 통해서 남북 당국회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움직임을 끊임없이 병행하면서 연구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이 사안은 분명히 한국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별로 아쉬울 게 없습니다. 입주한 분들의 경제적 손실은 정부가 절차에 따라서 보상을 해주면 되는 거예요. 그러나 5만 3천명의 실직자, 가족까지 포함해서 20만 명이 지금 먹고 살기 막연하게 된 북한은 아쉽죠. 그래서 이 기회를 놓치면 버르장머리를 고칠 수 있는 기회는 안 올 거예요.
▶ 조 대표님이 버르장머리 얘기를 많이 하고 계신데..
-버르장머리도 사실 좋은 말이죠.
▶ 북한의 버르장머리를 이번 기회에 고쳐야 된다?
-그러니까 약속을 어기면 손해를 본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져야 하고..
▶ 국제사회에 천명해야 되는 거죠.
-이번에 이미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발생한 손실을 우리가 부담할 순 없잖아요.
▶ 이번에 북한이 당국 실무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온 게 한중정상회담도 있었고 북한 자체가 국제적으로 고립화 되어 가는 상황 아니었습니까. 그런 점도 상당히 의식했다고 봐야겠죠?
-여러 가지 대화 공세를 펴고 있는데 다 안 되지 않습니까. 다만 박근혜 대통령한테 시진핑 주석이 6자회담을 강조함으로서 일단 무조건적인 대화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준 것은 사실이에요. 그러나 한국, 미국, 일본이 그것을 받을 수 있느냐는 의문입니다. 그 틈새 사이에 개성공단을 가지고 대화를 하는 모양새를 폈는데 저는 이것을 우리 박근혜정부가 대국적으로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체 전략차원에서 봐야 하는데 우리가 대화 자체를 좋은 것으로 여겨서 여기에서 큰 양보를 한다든지 어정쩡하게 하면 다른 전략 틀이 흔들리게 되지 않을까, 그런 걱정도 들어요.
▶ 박근혜정부가 대북 원칙론에 대해서 확실하잖아요. 앞서 말씀하셨듯이 대화 역시 북한에서는 무조건적인 대화를 얘기한 반면에 미국도 마찬가지고 비핵화를 전제로 하고 있잖아요. 대화에 대한 전제조건에도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이번 개성공단 문제만큼은 후속회담에서 진전되기 위한 남북한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한편에선 그런 의견들도 많습니다.
-제가 여러 번 이야기하지만 이것을 군사적으로 봐야 합니다. 북한이 언젠가는 또 도발할 것이 확실하죠. 그것이 올 말일지 내년 초인지 모르지만 개성공단에 한국 국적의 사람들이 잔류한 상태에서 도발 했을 때는 우리의 응징에 손발이 묶인다는 거예요.
▶ 하나의 볼모가 된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죠. 그 상황을 예상해서 그 상황을 타결할 수 있는 장치를 이번에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도발을 하더라도 개성에 잔류하는 사람들의 안전이 확보된다는 것을 북한이 보장하고 북한이 보장하지 않을 때는 더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할 수 있는 장치를 우리가 가지고 있어야 해요.
▶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상당히 복잡할 것 같아요. 이미 북한 지역이고 그 안을 북한 군인들이 다 에워싸고 있는데 만약에 전쟁이 나면 당연히 봉쇄에 들어가지 않겠습니까?
-저는 개성공단 자체에 대한 회의를 갖고 있습니다. 그것을 보장하지 못하면 개성공단에 우리가 굳이 미련을 가질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죠.
▶ 지금 남북관계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개성공단이 주목을 받았잖아요. 그런데 한편에서 보면 개성공단 문제 자체가 남북 대화의 고리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 청와대에서도 발전적인 정상화를 위한 초보적인 합의라는 평가를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닥 기대를 갖는 것도 사실 아닙니까?
-반드시 개성공단이 있어야 된다? 반드시 남북한에 대화의 고리가 있어야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대화이냐는 거죠. 무조건 좋아하다가는 그동안 북한쪽에 유리한 상황을 우리가 만들어주지 않았습니까.
▶ 대화의 내용?
-이명박 정부 때는 대화에 없었어요. 대화가 없는 결과로 저는 남북관계가 상당부분 정상화 되었다고 봅니다. 갑을 관계가 동등한 관계로 되었다는 뜻이죠.
▶ 조 대표께서는 개성공단이 폐쇄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군사적으로 우리가 불리한 점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폐쇄하는 것이 아니고.. 북한이 이미 폐쇄했어요. 그 상태로 장기간 가지고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서두를 필요가 없다?
-서두를 필요가 없는 것이죠. 시간은 우리 편이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 이번 회담을 보면 주목할 만한 부분이 북한 대표단의 실세가 수석대표로 온 박철수 중앙특구개발 부총국장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얘기되어온 원용희 대표였다는 게 드러났는데 원용희 대표에 대해서 알고 계시나요?
-저는 잘 모릅니다. 우리 중앙 부처로 이야기하면 과장급 정도 될 텐데요.
▶ 북한을 보면 항상 실력자가 나서지 않고 막후에 숨어 있는 형국이잖아요.
-항상 그렇죠.
▶ 왜 그런 겁니까?
-당이 실권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내각이라든지 이런 사람들을 내세우니까. 당이 내각을 통제하고 군대를 통제하고 북한은 당이 국가 위에 있지 않습니까.
▶ 김정은 위원장이 잡은 뒤에 군이 관리하던 외화벌이 사업이 북한에선 굉장히 중요한 거 아닙니까. 이것을 내각으로 가져가서 북한 권력층 안에 상당한 노선투쟁 갈등이 있다는 얘기가 들려요.
-그건 작년 이야기죠. 그래서 실세인 리영호가 불만을 토로하다가 제거되지 않았습니까. 그게 뭐냐면 북한에선 군대가 외화벌이, 무역회사를 운영해서 거기에 생긴 것을 가지고 부대를 운영해 왔어요. 그러니까 그것을 가져간다는 것은 일종의 돈 줄을 끊는 거니까 굉장한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지에요. 아마 그것 때문에 장성택이나 이런 사람들이 상당히 군으로부터 몰렸을 겁니다. 연초에는 군이 실수를 했어요. 말하자면 강경노선을 펴다가 핵 카드를 꺼내서 선제공격을 한다든지 해서 결국 손해만 봤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거꾸로 장성택 쪽에 발언권이.. 소위 비교적으로 말하면 약간 실용적인 노선인데 그쪽의 발언권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합니다. 문제는 김정은의 통제력이 아주..
▶ 뭔가 리더십을 확실히 못 갖췄다는 얘기 아니에요?
-맞지 않죠. 본인의 책임도 상당히 있다고 해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북한의 현실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말도 안 되는 웃음거리 같은 정책을 많이 내놓지 않습니까. 승마를 하라든지 스키장을 짓는다든지 하는 것은 지금 북한 상황하고는 완전히 엉뚱한데. 자가당착인지 과대망상인지 모르지만 자기가 김정일보다 더 잘한다고 착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 실제로 그렇다고 합니까?
-두 가지죠. 하나는 장거리 미사일에 성공했다, 3차 핵실험에 성공했다. 이것 때문에.. 병정노름 중에서 가장 허황된 병정노름을 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 일종의 과대망상인데요.
-원래 우상숭배 체제가 과대망상을 전제로 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다가 언젠가는 현실에 부딪쳐서 북한 정권이 자신들의 실력을 알게 될 때가 있겠죠. 그것을 언젠간 우리가 한 번 보여줘야 합니다.
▶ 우리가 준비를 철저히 해야 되는 군요?
-우리가 먼저 공격할 순 없죠. 그러나 북한이 공격하기만 하면..
▶ 지난번에 연평도를 공격하는..
-그런 찬스가 왔을 때 북한한테 확실한 교훈을 심어줌으로써 북한군뿐만 아니라 북한 사람들도 아 우리들의 실력이 이것밖에 안 되는 구나, 알게 될 때 개혁 개방이라는 다른 살길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외화벌이에 집착한다면 북한 상층부에도 이미 자본주의 물결이 상당히 파고들었다고 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북한 체제는 굉장히 변하고 있죠. 95년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배급 체제가 붕괴되고 시장이 확대된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북한에서 권력을 가진 세력은 시장 세력입니다. 왜냐하면 주민들의 80%가 시장에서 먹고 살아요. 그러니까 805 시장 세력 대 20% 배급 세력이 대결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시장이 한 번 만들어지면 잘 안 줄어들지 않습니까. 시장이 당 권력과 대결할 때 당 권력은 작아지고 시장 권력은 커질 겁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북한의 큰 변화가 예상되죠.
▶ 지난해부터 북한군의 훈련이 굉장히 늘고 있어요. 실탄 사격도 서너 배 늘고 비행훈련도.. 먹고 살기도 힘든데 왜 그런 겁니까?
-그러다가 요즘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다고 해요. 도발하기 위해서 쇼를 하지 않았습니까. 한 3~4개월 하다가 요새는 별로 안한다고 합니다.
▶ 그렇다면 사실 오판했던 거죠.
-오판했고 많은 경제적 손실을 봤죠. 그런 쇼를 하기 위해서 아마 10억 달러 이상을 썼을 것 같아요. 한국에서 그 이상으로 갖다 바칠 줄 알았는데 안 들어오니까 현금 수급 구조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을 유지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달러 아닙니까. 그러니까 달러가 경색되어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아요. 분쟁 지역에 북한의 무기를 파는 활동은 강화하고 히로뽕을 만든다든지 가짜 달러나 담배를 만드는 활동을 아마 또 다시 시작할 거 같아요.
▶ 경제로 얘기한다면 일종에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기 때문에 지금 갖은 수단을 동원해서 자금을 끌어들이는 움직임을 펴고 있다는 진단이신데 중국에서도 김정은 정권에 짜증을 낸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면 중국이 가장 큰 수급처 인데요.
-짜증을 낸다고 우리가 생각하는데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온 것은 아직 없어요.
▶ 지난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크게 만족할만한 것을 사실 우리가 못 얻었죠?
-그러니까 북한이 행동을 보이는데 몇 가지 기준이 있지 않습니까. 연간 50만 톤의 원유 공급을 줄이고 있느냐. 또는 정말 중국 은행이 가지고 있는 김정은 일당의 비자금 계좌를 아예 폐쇄해버리느냐. 그 정도까지 가야 하는데 그런 흔적은 없습니다.
▶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2008년 여름, 그때 이후부터 북한 정권의 행태가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이게 계속 된다는 것은 그만큼 불안한 거 아닙니까?
-그 결정판이 작년 2월에 핵실험 안한다, 미사일 발사 안한다고 해놓고 미국으로부터 20만 톤 식량을 얻고 보름 뒤에 또 쏘아버리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이해가 안 되요. 이해가 안 되는 이유는 김정은의 조정 능력이 상당히 헷갈리고 있다. 보통 때는 선장이 놀아도 됩니다. 그러나 태풍 속에 나갈 때는 선장이 핸들을 제대로 잡아야 하는데 황천 항해를 하는 북한 정권에서 선장이 흔들리고 있다. 그것을 북한의 지도층도 알고 있을 겁니다. 알고 있으니까 저는 북한 정권 안에서 노선 투쟁, 또는 결정적인 실수가 일어날 것이다. 또는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변화할 것이라고 우리가 기대하는 것 보단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 우리가 뭘 할 수 잇을 것이냐에 대한 목표를 설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내부의 변화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우리가 유도를 해야죠. 유도하는 것으로 2가지가 있죠. 북한 정권 안에서의 노선 투쟁을 우리가 일으켜야 합니다.
▶ 이른바 권력투쟁?
-그렇죠. 그것을 우리가 일으켜야죠. 그 다음으로 북한 주민들이 각성하도록 우리가 도와야죠. 그 결과로 북한 정권이 교체되는 것을 우리의 목표로 삼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실제적으로 내부 쿠데타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겠네요?
-그 가능성은 많죠. 전례가 있습니다. 절대적인 우상적 지도자가 죽으면 반드시 일이 일어났어요. 모택동이 죽고 나서 4인방이 제거되고 등소평이 다시 복권했습니다. 스탈린이 죽고 나서 베리야가 제거되고 흐루쇼프가 등장했다든지 시간이 좀 걸리는데 김정은의 경우 김정일이 죽고 나서 2년 조금 됐습니다만 지금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생각하는데. 문제는 통일로 갈 수 있는 유동적 상황이 연출되는데 한국에서 통일을 주도할 주체 세력이 만들어져 있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다만 박근혜 대통령 혼자 가장 잘하는 분인 것 같아요. 그 분을 뒷받침할만한 새누리당의 주체세력이 있느냐. 자유 통일 주체 세력이 있느냐? 아닙니다. 한국의 정부, 막강한 정부 관료 집단이 자유 통일로 가야 된다는 정신을 가지고 있느냐는 점에서 허전한 면이 있습니다.
▶ 뭔가 구심점이 있어야 되는데 지금은 대통령 혼자 고군분투하는 것 같다?
-혼자 열심히 독주하고 지지율이 높으니까..
▶ 당에서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거죠?
-그렇죠. 그런데 대통령의 지지율이 있고 높으니까 이쪽으로 가면 저절로 잘되겠구나 생각하는데 자유통일이라는 것이 엄청난 희생 없이 저절로 잘 될 일은 없죠. 누군가는 용기를 가지고 상황을 창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요즘 조 대표님, 기분 좋으시죠? 박근혜 대통령이 대북 원칙론을 견지하는 것을 보면.
-이럴 때 중요한 말이 있지 않습니까. 잘 나갈 때 조심해야 된다고. 그런데 지지율이 환각일 수 있습니다. 이 지지율은 박근혜라는 아주 특수한 인물에 대한 지지, 집권층에 대한 지지가 아닙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스타적인 지지도 경제가 나빠질 때 버틸 수 없을 거예요. 경제와 일자리 만드는 것,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선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 정치권과 언론, 검찰이 과연 일자리를 만들도록 돈을 가진 사람들인 자본가와 기업들이 돈을 써서 돈이 돌게 만들고 투자를 많이 하게 만들고 그 결과로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가는 쪽으로 하고 있느냐. 아니면 기업인과 부자를 마녀사냥 식으로 하느냐에 대해서 조금.. 나라를 걱정하면서 생각해봐야 할 겁니다.
▶ 마녀사냥이라는 표현에는 동의를 못합니다만 어쨌든 지금 경제 주체들을 상당히 긴장시키고 있어요.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시는 군요?
-균형을 맞추면서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한국은 부자들에 대한 반감이 있습니다. 따지면 부자들이 문제가 많죠. 이런 말이 있습니다. 논어에 보니까 가난한 사람이 원한을 가지지 않는 것보다 부자가 겸손해지는 게 쉽다고 합니다.
▶ 그만큼 힘든 거군요?
-우리 부자들이 겸손해지는데 소홀했어요.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먹고 사는 문제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정부보다는 기업, 돈 있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돈이 돌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 분위기도 있는 것이고 여러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되는 것이죠. 기업인들은 투자에 새로운 터를 찾아야 하는 것이고 여러 경제 주체 간에 호흡이 맞아야 하는데 지금은 뭔가 안 되는 것 같다, 결국은 경제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어디에 기인한다고 보세요? 결국 남북문제, 대북정책이죠?
-남북관계에 대한 엄중한 입장, 과거 정권보다 그 부분에서 확실히 차이가 나고 그 다음으로는 역시 그 분이 가지고 있는 품격, 스타일, 말을 절제하면서 한다든지 하는 것이 주는, 특히 텔레비전 시대에서 시각적인 인상이 주는 것이 강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조 대표님이 좀처럼 웃지 않으신데 박근혜 대통령 말씀하실 때는 웃음을 띠우시는 군요. 흐뭇한 표정이 나오시는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지지율이 60%되면 굉장한 정치적 자산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역사를 바꾸는 돌파구를 만들고 한국 국내에서 법치를 확립해야 합니다. 법치에 맞춰서 국민통합이 되는 거예요. 통합이라는 것은 좌우를 무조건 갖다 붙인다고 해서 무조건 통합되는 것이 아니고 법을 지키는 사람들이 주도하는 것이 통합인데.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나라 내부에 있는 4개의 갈등이 있지 않습니까. 이념갈등, 지역갈등, 계층갈등, 세대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거대한 비전, 그것이 자유통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통일을 넘어서 인류 국가로 가는 것을 가지고 국민 전체가 뭔가 수긍할 수 있는 방향제시, 그쪽으로 우리의 막강한 공권력, 정부 기능을 동원할 수 있는 거대한 리더십이 나올 수 있는 정치적 자산으로서의 60%에요.
▶ 그러기 위해선 원칙, 신뢰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사실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는 엄청난 다민족 아닙니까. 그 거대한 국가를 유지하는 게 법치 아닙니까? 우리나라도 이제는 그런 시점에 와 있는 거죠.
-법치는 누구나, 권력자부터 리어카를 끄는 분까지 같이 지켜야 되는 거죠. 그런데 지금 대한문 앞에서 불법시위, 도로 점유가 몇 년 동안 계속되고 거기에 수십 명의 경찰관이 배치되어서 우리 국민들의 세금 써가면서 그거 하나 해결하지 못한다? 대통령이 법치를 강조하는데 대한문 불법 시위를 해결하지 못하는데 믿을 수 있느냐. 상징적인 문제부터 해결하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그러니까 한국 보수 세력이 해결해야 하는 게 부패척결입니다. 부패척결을 해야 리더십이 생기고..
▶ 사회적인 문제도 있지만 사실 얼마 전에 보면 아주 고위층에 있는 부인께서 병원에서 생활을 다하고 있는. 일반인으론 상상을 못하잖아요. 형무소에 있어야 될 사람이 진단서를 계속 끊고 나와서 병원에서 편안하게 생활하는 문제라든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문제들이 자꾸 반복되는 문제. 그러니까 사회 지도층, 보수에서 솔선수범해야 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 보여요.
-많죠. 소위 사모님이라고 하는 사건의 문제는 그 사람이 부자이기 때문이 아니죠. 그 사람이 과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만한 중병이냐 아니냐가 문제죠. 거기에 대해서 조금 더 확실한 취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사모님을 가지고 하지 말고 이게 과연 중병이었느냐. 결국 의사의 진단 문제인데 거기에 대한 핵심적인 논의보다는 사모님, 부자 이런 식으로 하니까..
▶ 검찰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었으며 병원에선 제대로 한 건지 종합적으로 나오겠죠. 어쨌든 그런 것들이 사회통합을 저해시키는 요인이 되는 거죠. NLL 논란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것이 어떻게 귀결될 것 같습니까?
-NLL 논란은 사실 없는 거죠.
▶ 이제 사라진 겁니까?
-NLL 논란은 이미 국가적 조사에 의해서 NLL 허물기, NLL 포기, NLL 상납이 있었다는 것이 확증된 사실이에요. 연초에 검찰이 조사해서 정문헌 의원에 대해 민주당 쪽에서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것은 무혐의 처분됐습니다. 무혐의 처벌이 뭐냐. 정문헌 의원의 주장이 NLL 대화록과 비교해보니 사실에 부합한다고 했습니다. 국가가 한 번 결정했어요. 이번에 전문이 공개 되었습니다. 공개된 전문을 읽어보면 어떻습니까? NLL을 허무는 거 아닙니까?
▶ 전문 다 읽어보셨죠?
-당연하죠.
▶ 전문을 읽어보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릅니다. 이쪽에서는 포기라는 단어가 어디 있느냐, 전문에서 포기라는 표현은 없잖아요?
-내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날라 갔다면 비행기 타고 갔다는 의미 아닙니까. 비행기 탔다는 말이 없다고 날보고 비행기 타고 안 갔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그것은 문장 해독력의 문제이고. NLL에 대한 약간의 지식만 있으면 이것이 포기라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의외로 한국 사람들이 복잡한 사안에 대해서 깊이 알려고 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선전선동에 필요한 몇 가지 문구만 가지고 와서 하는데 쉽게 말해서 이겁니다. 이렇게 정리하면 간단하게 알 수 있습니다. 김정일은 그 회담에서 NLL 허물기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품고 나왔어요. 이 사람의 회담록을 읽어보면 김정일은 이 이야기만 합니다. 이것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해주 공단 설치라든지 이런 것을 양보하는 척 해요. 결정적인 발언이 뭐냐면 지금 우리가 그어온 NLL 밑에 공동어로수역을 만들자고 김정일이 날 강도 같은 제안을 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은 거기에 대해서 한 번도 반박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말이 진행되면 김정일의 제안에 동의를 하고 결과적으론 양쪽이 다 관련법을 폐기합시다. 반대에 대해서도 동의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서해 평화 협력지대를 그 위에 만들자, 말하자면 안보 지도 위에 등재지도로 덮자. 그게 바로 NLL 허물기에요.
▶ 안보지도 폐기가 아니라 안보지도 위에, 라고 표현했잖아요.
-NLL이라는 것은 선으로 지켜야 합니다. 이것을 면으로 만들면 NLL은 허물어지는 거예요.
▶ 박근혜 대통령도 NLL이든 영토의 개념을 인정한다면 그 지역을 평화구역으로 할 수 있다. 그 내용과 지금의 논란에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어떤 경우에도 NLL은 선으로 지켜야 합니다. 등거리, 등면적도 NLL을 허무는 거예요. 이것을 면으로 만들면 그 안에서 북한 배와 남한배가 뒤섞여서 반드시 분쟁이 일어나게 되어 있어요. 북한이 바라는 게 그겁니다. 면으로 만들자는 겁니다. 여기서 서해평화지대는 어떤 경우에 가능하냐면 NLL을 확실히 지키겠다고 쌍방이 약속한 다음에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들어야지 NLL을 허물어 놓고 그 위에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들면 그것은 북한 해군에 놀이터를 제공하는 거죠.
▶ 국정원장이 이것을 소위 말해서 깠잖아요. 잘한 겁니까?
-잘한 것이 아니라 그것은 공개안할 수 없게 되어 있죠. 이것이 대통령 기록물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법을 보면 알아요. 공공기록물이에요. 공공기록물인 경우 비밀을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 인데 이미 남재준 국정원장이 취임하기 이전에 내용이 다 공개가 되었어요. 저도 이 내용의 핵심을 써서 책을 썼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시절에 이미 8페이지짜리 요약본이 나와서 월간 조선 2월호에 공개되었어요. 그렇다면 이것을 더 안고 있을 필요가 없는데 민주당 쪽에서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짜고 했다고 하니까 국정원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내놓은 건데.
▶ 그렇다고 국정원장이 국가기밀을 까야 되느냐.
-이것은 국가기밀이라고 해도 까야죠. 왜냐하면 이것을 까야 우리 국민들이 남북 간에 국가 반역에 가까운 일들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될 거 아닙니까. 알아야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 거죠.
▶ 남재준 원장의 이번 조치는 적절했다?
-만약 안했으면 문제죠.
▶ 알겠습니다. 오늘 조 대표님, 시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