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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당 의원
“전두환 전 대통령, 국민에게 도리를 하는 의미에서도 추징금 납부해야”
▶ 남북관계, 정치 경륜에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분이죠.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와 최근 한반도 정세, 정치 현안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 얼굴이 좋으십니다.
-네.
▶ 요즘 좋은 일이 많이 있습니까?
-좋은 일은 없습니다. 운동 열심히 하고 있고 6월 국회를 위해서..
▶ 내년 선거를 대비해서 체력관리 하시는 건 아니죠?
-그런 건 없습니다. 제가 나갈 일은 없으니까요.
▶ 알겠습니다. 박 원내대표하면 북한에 대해서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갖고 계시고 잘 아시잖아요. 먼저 남북관계를 여쭤볼게요. 북한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서 대화를 제의했잖아요. 기업인간 대화인데. 우리 정부는 그건 아니다, 당국자 간 대화를 먼저 해야 한다고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의 북한과 남한, 남한과 북한, 북한이 입장을 바꾼 배경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한마디로 대화를 거부하는 우리 정부 처사는 옹졸합니다. 우리는 남북관계를 보기 전에 이번에 중국과 북한 관계를 먼저 봐야 합니다. 북한 핵은 우리가 시간을 줌으로서 소형화, 경량화, 정밀화, 기술적 진전이 되었고 이것을 가장 싫어하는 게 중구입니다.
▶ 그래서 이번에 냉랭하게 대했군요?
-그렇죠. 그러나 우리 언론들이 보도하는 것처럼 북·중관계가 그렇게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 이번에도 보면 최룡해 김정은 특사가 가니까 혼도 내주고 손도 잡아주었거든요. 결국 중국이 북한 핵이 발전하는 것을 보고 화를 낸 것은 한국과 일본, 대만도 핵을 보유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화가 나 있고. 미국은 물론 핵이 발전되어서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도 있지만 이란 등 중동국가로 확산 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에 대해서 우려를 하고 있는 겁니다.
▶ 소형화, 경량화에 대한 우려군요?
-그렇죠. 그래서 이번에 케리 미 국무장관도 한국과 일본, 중국을 방문하고 중국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지 않으면 북한은 망한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도 굉장히 화를 냈지만 결국 손도 잡아주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대화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지금 상황이 그렇게 몰린 거죠?
-그렇죠. 그렇다고 하면 일본과도 북한은 대화를 활발하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결국 당사국인 우리 대한민국만 하지 않으면 김영삼 정부 때의 전철을 밟는다는 거죠. 제네바협정 때 김영삼 대통령이 핵을 가진 자와는 악수도 하지 않겠다고 해서 배척했지만 결국 미국과 북한의 합의가 됐죠.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온다면 이럴 때 우리가 손을 잡아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박 대표께서는 대화에 나서야 되는 시점이라는 지적을 해주시고 계신데 오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북한의 전술에 끌려 다닐 생각 없다, 우리를 핫바지로 보는 거냐.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거부의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인데. 이렇다면 북한이 왜 당국자간의 회담에 응하지 않는 것인지. 이런 의문이 있지 않습니까?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남북 대화론자 였습니다. 그러나 역시 박근혜 대통령을 따라가더군요. 그러나 통일부 장관이 우리를 핫바지로 보느냐, 수에 말려들지 않는다, 엿 먹어라, 이런 용어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마치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폭언하는 것과 똑같은 겁니다. 설사 대통령이 강경하시고 다른 군부가 강경하더라도 통일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은 대화를 해야 하는 입장인데 왜 이런 극언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지금 전쟁 하자는 겁니까? 결국 대화를 해야 합니다. 소쩍새가 울지 않아도 대화를 해야 하고 대화를 위한 대화가 되어야 평화를 위한 대화가 되는 겁니다.
▶ 북한이 6.15 공동행사를 제안했잖아요. 그것 역시도 우리 정부가 응해야 한다는 입장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항상 남북 접촉을 가질 때 금강산으로 했는데 왜 이번에 개성을 얘기했겠습니까. 개성이나 혹은 금강산. 이것은 북한에서 그만큼 개성공단을 정상화 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개성 기업인들은 올라와라, 신변 보장이 어려우면 당국자도 올라와라. 이건 결국 정부 간의 대화를 하겠다는 거예요. 개성공단 문제가 났을 때도 북한은 줄기차게 개성공단 문제는 남측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미련을 보였거든요. 길가에 똥을 무서워서 치웁니까? 더러워서 치우죠. 이건 우리가 잡아줘야 되는 겁니다. 개성공단에 투자한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습니까. 다 망해가고 있지 않습니까. 10조 이상의 재산을 날리는데..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인데 북한에서 신변 안전을 보장하고 기업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가야죠. 왜 못 가게 합니까.
▶ 물밑대화를 계속 해야 한다?
-해야 합니다. 지금 미국도 하고 있습니다.
▶ 북미간의 대화는 계속 되고 있다고 보시는군요.
-약 두 달 전에 미국에서 이런 발표가 있었어요. 식량의 배달 투명성만 보장되면 식량지원을 하겠다고 하더니 대륙간탄도탄 ICBM 발사를 연기하더라고요. 엊그제 발사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북한이 방방 떠야 하는데 딱 한번 비난하고 말하지 않는 것을 보면 무엇인가 대화가 이뤄지고 그 차원에서 일본도, 특히 중국이 움직이고 있다고 봅니다.
▶ 탈북고아 9명이 북송된 것 같다는 속보가 지금 들어왔습니다.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그런 겁니다. 외교적으로 통일부와 외교부가 아무것도 안하고 9명의 꽃다운 청춘들이 그대로 가도록 지금 뭐하고 있는 겁니까. 북한에 대해서 그렇게 신경 쓰는 것보다 대화할 것은 하고 탈북자를 보호하는 게 정부의 임무지 뭐하는 겁니까.
▶ 이번에 민주당에서 김한길 대표도 그렇고 박지원 대표께서도 그렇고 북한이 대통령의 실명으로 비난한 것에 대해서 강도 높은 비판을 하셨어요.
-그건 북한의 잘못이죠. 우리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폭언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한테 폭언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무슨 대화하자고 하느냐, 개성공단을 어쩌자고 하느냐. 이런 것을 버리라고 우리가 강력하게 규탄을 해야 합니다. 저도 3일 동안 계속해서 했습니다.
▶ 민주당이 북한의 행태에 침묵하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의 변화인지.
-우리는 과거부터 그렇게 해왔습니다. 햇볕정책만 하더라도 튼튼한 안보, 한미동맹 속에서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이명박 정부, 보수 측에서 튼튼한 안보와 한미동맹을 빼버리고 퍼주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북한이 그런 짓을 하는 것, 핵 실험 하는 것,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에 절대 반대하고 그렇게 해선 당신들은 멸망이라는 경고를 보낸 겁니다.
▶ 북한도 변할 건 변하고?
-변해야죠.
▶ 우리 정부도 대화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된다?
-그렇죠. 경제력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이 북한의 40배입니다. 40배답게 아량을 먼저 베풀자는 생각입니다.
▶ 대표님을 오랜만에 모셨으니까요. 최근 들어서 전직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들이 있잖아요.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이 16년 동안 내지 않은 추징금이 1700억 가까이 되는데 추징시효가 10월에 마감되는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분노하면서 어떻게 환수할 것이냐 고민들 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지금 검찰총장도 한마디 했던데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계세요?
-채동욱 검찰총장이 끝까지 하겠다, 압수수색 하겠다고 한 것은 굉장히 잘한 말씀입니다. 처음으로 검찰이 잘 한 거 같아요.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이 내야 할 것은 내야 되고 그 사이 추징을 해야 될 검찰도 안한 게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이건 굉장히 불행한 일인데. 사실 정치인이나 공직자, 특히 전직 대통령은 명예가 생명이지 재산이 생명 아닙니다. 이건 전두환 전 대통령께서 내야하고 자제분들이 효도하는 의미에서, 국민에게 도리를 하는 의미에서도 납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 비자금을 찾는 노력을 안했습니까?
-나름대로 했습니다.
▶ 당시 파악된 것이 있었어요?
-검찰에서 하고 있었으니까요. 파악될 것은 다했죠.
▶ 실제 상당부분이 숨어있다고 보십니까?
-글쎄요. 제가 그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고요. 지금 그 분들이 생활하는 걸 보면 다 알지 않겠어요? 의지의 문제죠.
▶ 정부와 검찰의 의지가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무엇보다 전직 대통령은 명예가 생명이지 재산이 생명 아닙니다.
▶ 명예를 생각했다면 벌써 내지 않았을까요?
-그래야죠.
▶ 정치 현안을 얘기할 때 안철수 의원 얘기를 안 할 수 없잖아요. 지금 콘서트도 하고 정책네트워크 내일도 설립했는데 어떻게 보세요? 결국 창당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보십니까?
-정책 네트워크 내일을 최장집 교수가 맡았다고 하면.. 최장집 교수와 저도 함께 김대중 대통령 때 정책기획위원장으로 일을 해보았습니다만 그 분은 본래 정당정치고 진보를 표방하거든요. 창당할 것으로 봅니다.
▶ 지난번에 신당 창당 문제와 관련해서 안철수 의원에게 박 대표께서 야권 분열의 단추를 제공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된다는 지적을 하셨잖아요.
-저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창당이 아니라 민주당 안으로 들어와야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지금 현재는 분명히 안철수 의원께서 민주당과 함께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그대로 지켜야죠. 그렇지만 야권은 태생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통합과 연합연대,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선거에 지는 겁니다. 결국 안철수 교수가 노원병을 선택한 것, 이것이 새 정치입니다.
▶ 그게 새 정치 입니까?
-당선되어야 정치를 할 수 있는 거죠.
▶ 정치는 현실이다?
-현실이죠. 만약 안철수 교수가 부산 영도에 갔으면 김무성 의원 때문에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정치인은 당선되어서 자기의 철학과 꿈을 국민을 위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안철수의 새 정치는 그렇게 출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비아냥은 아니군요.
-왜 비아냥이에요. 그 분이 만약 영도에서 낙선했다면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거예요. 정치인은 학자도 성직자도 사상가도 아닙니다.
▶ 10월 재보선과 관련해서 야권이 전패를 당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잖아요. 새누리당, 민주당, 안철수 신당. 3자 구도를 염두에 두신 거죠?
-3자 구도 뿐만 아니죠. 진보정의당, 우리와 함께 연대를 할 수 없습니다만 진보통합당. 결국 야권은 민주당, 안철수, 진보정의당, 이렇게 분열이 되면 새누리당이 이기는 거죠. 박원순 서울 시장 선거 때 일등공신은 이명박 대통령이에요.
▶ 역설적으로 그런가요?
-이등공신은 나경원 후보였습니다. 그렇지만 나경원 후보가 48% 득표를 했어요. 어째서 우리 야권은 문재인의 48%만 생각하고 나경원의 48%는 잊어먹느냐 이겁니다.
▶ 엄청난 득표율이었죠.
-그래서 제가 감히 정치학자도 아닙니다만 생각해볼 때 호남을 제외한 기타 지역에서는 보수가 40%라는 기본 표를 가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분열하면 지는 겁니다.
▶ 지금 안철수 의원의 호남에서 지지율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그럴 경우 실제 민주당에 상당한 위기로 다가오는 거 아닌가요?
-그 정도 까진 생각하지 않고요. 결국 상당한 지지를 가지고 있다가 안철수 의원의 언행에 대해서 실망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그 현상을 높이 평가했고 특히 우리 민주당이 재 구실을 못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실망이 안철수 의원에게 간 것도 사실이에요. 우리 민주당이 민주당의 길을 갔어야 하는데 5월 17일 날 5.18을 앞두고 안철수 의원이 광주에 온다고 하니까 5월 16일 날 가서 느닷없이 광주선언을 한 거예요. 저는 나중에 알고 반대했어요. 이건 결국 안철수 의원을 의식해서 하는 이벤트다. 그런 이벤트로 성공하겠는가. 결국 모든 언론이나 광주 시민들, 국민들은 민주당의 광주 선언은 안철수를 의식한 이벤트라고밖에 평가가 안 되었죠. 결국 우리 민주당이 살려주었어요.
▶ 결국 야권이 국민들로부터 관심을 못 받는 이유 중에 하나가 대표할 리더가 없는 거 아닌가. 그래서 차기 대권 후보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지적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가 볼 때 내년 6월 지방선거 후에 우리 민주당에 대권 후보들이 나타날 겁니다.
▶ 지금 누가 있습니까?
-예를 들어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청 충남지사, 박준영 전남지사 같은 분들이..
▶ 문재인 의원은..
-이런 분들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하고, 박준영 지사가 임기를 마치면 대권후보에 들어가거든요. 그러면서 당내에 있는 문재인도 손학규도 정세균도 어쩌면 박지원도 경쟁할 수 있다는 거죠.
▶ 내년 전남지사는 아니군요?
-저는 전남지사에 나간다는 얘긴 안했습니다.
▶ 5년 뒤 대권을 염두에 두고 계신 거군요?
-저는 지금 현재 대권이건 당건이건 우리 민주당이 집권하는데 불쏘시개 역할을 하기 위해서 제가 적극적인 정치활동을 금년 말까지 보면서 내년에 돌입하려고 합니다. 이것을 전남지사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아직 생각하지 않은 사안입니다.
▶ 불쏘시개가 됐든 주역이 됐든 정치상황에 따라서 어떻게 될지 모르죠.
-그렇죠.
▶ 어찌됐든 대권을 염두에 둘 수도 있는 거고요.
-그렇습니다.
▶ 일본이 자꾸 우경화 발언을 해요. 이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결국 자기 발등 도끼로 찍는 겁니다. 제가 오죽했으면 일베는 아베라고. 아베 수상이 그렇게 해서 국제적 신망과 잠시 인기를 얻을 수 있지만 역사적 평가를 받아서 실패하게 될 겁니다.
▶ 오늘 대표님 모시고 현안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