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의 사랑, 고마워요
사람 인(人)자는 서로 기대어있는 모습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지요. 함께 의지하며 지내야 한다는 뜻처럼, 여기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 살아가는 부부가 있습니다. 마치 실과 바늘처럼 서로의 곁을 지켜주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하늘 아래 둘뿐인 사랑꾼 부부”
전복남(남편. 65, 중증 장애) 씨는 남들과 조금 다른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반신 마비로 인해 두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극히 제한되어 있는데요. 그를 곁에서 돌보는 사람은 김히경(아내. 67, 중증 지적장애) 씨입니다. 히경 씨는 복남 씨가 화장실을 갈 때면 넘어질까 봐 늘 옆에서 부축해 주고,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면 뒤에서 무거운 휠체어를 밀어줍니다. 2016년 결혼 이후부터 지금까지 반복해 온 생활이지만, 히경 씨는 단 한 번도 번거롭거나 귀찮은 내색을 하지 않았는데요. 오히려 대화할 때 발음이 부정확한 남편을 대신해 통역 일까지 자처합니다.
남편 복남 씨 또한 한글을 어려워하는 아내에게 집 주소와 전화번호 적는 법을 가르쳐주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영수증을 붙이고, 가계부를 쓰는 요령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아끼면서 잘 지낼 수 있는 건 복남 씨의 내조 덕분인 셈이지요. 이렇듯 부부는 순탄하지만은 않은 날들 속에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낳아준 부모님 얼굴도 몰라요”
서로 간의 애정으로 살아가는 복남 씨와 히경 씨. 그런데 두 사람은 같은 아픔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낳아준 부모님의 얼굴을 모른다는 건데요. 각각 어린 시절에 가족과 헤어진 채 발견돼 복남 씨는 4세에, 히경 씨는 7세에 장애인 복지타운에 입소했습니다. 그로부터 50여 년간 한 시설에서 머물며 함께 지내온 두 사람. 다른 입소자나 선생님들과 관계를 맺으며 지냈지만, 이따금 떠나간 부모님 생각에 외로움을 느끼고는 했습니다. 이제는 어려서 헤어진 부모님의 얼굴조차 희미해졌지만 그럴수록 보고 싶다는 그리움은 더욱 짙어집니다.
“내년 봄에는 이사를 해야 하는데, 집이 없어요”
결혼한 지 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얼굴만 보면 웃음이 나고, 대화만 나눠도 행복하다는 부부. 작은 도움에도 늘 “고맙다” 라는 말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들에게 걱정이 생겼습니다. 바로 내년 4월이면 지금 살고 있는 집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지내고 있는 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월세가 올라 이사를 해야 하지만 갖고 있는 보증금이 턱없이 부족해 집을 구하기 어려운데요. LH주거신청도 해 봤지만 주택 청약부금 횟수가 부족해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번 겨울은 지낼 수 있지만, 내년 봄엔 거처가 불투명한 두 사람. 과연 부부는 이 고난을 이겨내고,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서로의 배려에 늘 고마움을 표현하고
상대방을 아끼는 부부의 이야기를
MBN 소나무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