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한노인회 부산 수영구지회를 맡고 있는 지회장 김양자(83세)입니다.
우리 지회가 있는 부산 수영구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관광지입니다.
광안리 바닷가와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매년 불꽃축제가 개최되고 매주 토요일 저녁이면 250대의 드론이 바다 위에서 화려한 쇼를 펼치는 아름다운 지역구입니다.
아울러 kbs, mbc 방송국이 자리잡은 언론의 중심지이며 민락, 남천횟집, 벚꽃거리, 카페거리 등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부하고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의 환승역을 교통의 중심으로 하고 있는 부산 동남부의 관광, 정보, 상업, 유통기능의 중심지입니다.
하지만 그런 화려함과는 반대로 전체 인구수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4%정도 되는 초고령 지역이기도 합니다.
우리 대한노인회 수영구 지회는 이런 특성을 가진 지역에서 어르신 쉼터라고 불리는 경로당을 90여개 관리하고 있습니다. 총 회원 수는 약 3200명 정도입니다. 또한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취업을 도와드리고 노인일자리 사업(685명 참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런 일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자원봉사가 뭔지도 모르는 평범한 가정주부였습니다. 40년 전에 학부모 합창단 단장을 맡아 지역사회에 봉사를 하게 되면서 서구 새마을 부녀회장, 남구 새마을 부녀회장을 거쳐 수영구 자원가사 봉사회 회장을 맡으며 제 인생 많은 부분을 봉사활동에 전념하게 되었고 1997년에는 수영구청으로부터 위탁받아 수영구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무보수로 10년간 봉사를 하며 센터를 성장시켜 구청에 반납을 하였습니다.
자원봉사센터를 떠나도 거기서 했던 반찬봉사는 손을 놓을 수가 없어서 독거노인이나 차상위세대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이나 장애인 40세대를 선정하여 2주에 한 번 목요일마다 반찬을 직접 만들어 배달하는 일을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80세를 넘긴 제가 새벽 4시에 장을 보고 반찬을 만들고 배달까지 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리고 있지만 워낙 오래전부터 봉사자들과 하던 일이라 수혜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쉽사리 손을 놓을 수가 없어 25년간 계속 봉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센터를 반납하고 2008년에는 늘푸른 노인대학을 설립하여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거창한 학교가 아니라 지역에 계신 어르신들에게 거의 무료로 (한달에 만원) 교육을 제공하는데 웃음치료, 노래교실, 라인댄스, 건강강좌 등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에게 삶의 활력소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계발하고 강사를 섭외하여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를 보내는데 도움을 드렸습니다.
2018년도에는 대한노인회 수영구지회 지회장에 선출되어 생애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노인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려고 현재까지 무척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노인의 삶이란 과거의 희생과 노력에 대한 존경을 받기는커녕 세계에서 노인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고 경제적으로도 빈곤한 삶을 살고 있으며 노인자살이 세계 1위라고 합니다.
저는 그런 어르신들에게 삶의 질을 높이고 좀 더 행복한 노후를 선물하고 싶어 노인회 지회장에 선출되었지만 저의 꿈과 계획을 펼치기도 전에 코로나라는 장애물로 인해 모든 것들이 멈춰져버렸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나 교육 등은 차치하더라도 매일 가는 경로당까지 문을 닫게 되어 어르신들이 우울증에 걸리거나 혼자서 멍하니 계시다 요양병원, 요양원에 입원을 하는 경우를 무수히 보았습니다. 경로당 가는 시간에 집을 나와서 오갈 때 없이 놀이터를 배회하는 우리 지역 어르신들을 뵐 때면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다행히 올해는 코로나로 파괴되었던 일상이 회복됨에 따라 어르신들의 경로당도 문을 열고 새 단장을 하였는데 몇 년 동안 멈춰있다 보니 예전 같은 활기가 느껴지지도 않고 어르신들의 건강도 예전 같지 않아 경로당별로 맞춤 프로그램(건강교실, 노래교실, 작품만들기, 라인댄스, 화초가꾸기, 스마트 폰 활용 등)을 제공하고 생활체육대회(한궁,터링,윷놀이)도 개최하며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해마다 10월이면 경로당에서 배운 프로그램 발표회 및 작품전시회를 가지는데 3년째 코로나로 행사를 하지 못하여 올해 4년 만에 열리는 발표회는 경로당 회원 2000여명을 모시고 우리 지역인 수영구에 위치한 kbs홀(2023.10.24.)에서 노래 축제 및 프로그램 발표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평소 어르신들이 배운 노래, 라인댄스, 건강 체조, 합창 등을 선보이는데 이 날 행사에 불타는 트롯맨들을 초청하고 싶습니다.
사실 경로당 회원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아 80세 이상 사시면서 한 번도 가수의 목소리를 실제로 들어보지 못한 어르신들이 대다수입니다.
어쩌면 그분들께는 평생에 단 한 번일 수도 있고 생에 마지막 기회일수도 있습니다.
요즘 불타는 트롯맨을 어르신들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와보시면 압니다. 환호, 박수 갈채소리를 들으시면 불타는 트롯맨들도 잘 왔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3200여명의 어르신들의 소원 한 번 들어 주시면 안 될까요?
꼭 소원을 이뤄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수영구 사시는 어르신들을 대표하여 사연을 보냅니다.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부산 수영구지회
지회장 김양자(051-622-76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