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김주하의 '그런데'] 내 집 앞에 짓고 싶은 혐오시설
방송 2022. 0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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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의 스키장 코펜힐. 사계절 스키를 즐길 수 있고 인공 암벽등반도 가능해 인기 있는 명소로 꼽힙니다. 2021년엔 올해의 세계 건축물 에 선정되기도 했죠.

동화 속에서나 볼 법한 예쁜 색감의 성체와 디자인이 일품인 일본 오사카의 마이시마 플랜트. 오사카의 명물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불과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은 오스트리아의 유명 건축가 훈데르트바서가 설계해 더 유명해졌습니다.

대만에도 이런 게 있습니다. 40여 개 온천이 있는 관광명소 베이터우 에 있는데 굴뚝 상부에 전망대와 회전식 레스토랑을 만들어 360도 통유리로 주변을 감상할 수 있지요.

이 모든 명소들이 자원회수시설, 그러니까 쓰레기 소각장으로 지어졌다는 게 믿어지십니까.


서울시가 어제 우리도 이런 시설을 짓겠다. 라며 내달 후보지를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소각시설은 100%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엔 자원회수시설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멋진 디자인의 복합문화타운을 조성한다면서요. 기피시설의 상징인 높은 굴뚝은 관광 아이템으로 역활용해 전망대, 회전 레스토랑, 놀이기구, 스카이워크로 만든다고 합니다.

지역사회와 주민에게 주는 인센티브도 파격입니다. 서울시는 약 천억 원을 투자해 지역 주민이 원하는 편익 시설을 도입하고, 연간 백억 원 규모의 주민지원 기금 도 조성합니다.

사실 우리도 2005년 애물단지 , 기피 대상 이었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유치하겠다며 경북 경주시와 포항시, 영덕군, 전북 군산시 등이 경쟁을 펼친 일이 있었죠.

방폐장이 유치되면 3천억 원을 지원받고, 연평균 85억 원의 폐기물 반입 수수료에,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에 따른 별도 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당근 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린 그동안 기피 시설을 설치함에 있어 그 지역민들의 희생만을 강요해왔습니다. 하지만 그건 생각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먼저 시작하진 못했더라도, 해외사례에서라도 배워 실행하는 것, 그래서 기피시설이 아닌 기대시설을 만드는 것, 이 또한 위정자들이 해야 할 일이죠. 2마리 토끼를 잡는 이번 서울시의 전략이 성공하길 기대해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내 집 앞에 짓고 싶은 혐오시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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