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장림 깊은 골로 대한 짐승이 내려온다.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 입니다. 흥겨운 선율과 군무가 어깨를 들썩이게 하죠. 이 노래는 박지원의 소설 호질이 떠오르게 합니다. 호질은 호랑이가 꾸짖는다. 라는 제목 그대로 범을 통해 양반들의 겉 다르고 속 다른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죠. 이런 범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
탈원전을 추진해도 전기 요금은 절대 오르지 않을 거라고 장담했던 문재인 정부는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을 실질적으로 인상합니다. 할인 혜택을 줄이는 것뿐이라고 하지만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비용 증가를 국민에게 떠넘기는 게 본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죠.
텅 빈 골프장 부지에 1조 6,000억 원을 투입해 설립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한전공대) 도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탈원전의 파편입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내년 3월 개교 예정이지만, 아직 건물 하나 없고 허겁지겁 세워지는 한전공대가 세계적인 에너지 특화대학으로 발전하리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세계 각국은 원전을 미래 에너지원의 핵심으로 보고 기술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발표한 차세대 소형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에서도 이런 기류는 분명합니다. 특히 에너지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 이라는 빌의 강조는 찬밥 신세인 우리 원전과는 완전 대비되죠. 왜 우린 거꾸로 가고 있는 걸까요.
권력에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라는 게 있습니다. 어떤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 요인이 쌓여 폭발하는 건데, 이 임계점에 달하면 민심의 분노는 폭발하게 마련입니다.
과감한 복지 교육정책으로 찬사를 받은 미국 린든 베인스 존슨 정권이 몰락한 것도 베트남전쟁 정보와 진행 상황을 감추다 국민의 배신감이 폭발했기 때문이죠.
올여름은 예년보다 덥다니 냉방비 걱정 많이들 하시죠. 정부가 3분기 전기 요금 인상 여부를 다음 주 월요일에 공개하는데, 만일 오르게 되면 8년 만의 첫 인상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우린 왜 거꾸로 가는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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