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경상남도 거창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이색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졸업생 70명 가운데 16명이 65세를 넘긴 이른바 만학도들입니다.
많게는 90세 어르신도 계신데요.
대학 수시전형에도 합격해 대학생이 된다고 합니다.
강진우 기자가 졸업식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거창 아림고등학교의 졸업식.
만학도 반인 3학년 3반에서는 마지막 조례가 시작되었습니다.
▶ 인터뷰 : 최명화 / 담임 교사
- "1학년부터 3학년 때까지 한 명의 나간 이도 없이 여러분이 건강하게 잘 버텨오시고 건강하게 졸업하는 모습 보니까 너무 뿌듯하고…."
이 반의 맏언니. 올해 아흔 살 강금순 할머니의 눈에는 눈물이 번집니다.
그동안 배우지 못한 설움이 주마등처럼 지나칩니다.
▶ 인터뷰 : 강금순 / 졸업생
- "(예전에는 자식들이) 이야기 하는 것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어요. 그래서 너무 창피하고 막 어떨 때는 억울하고 눈물이 나고 그랬어요."
여든이 넘어 시작한 고등학교 생활.
난생처음 교복을 입고, 선생님, 급우들과 도란도란 공부하는 것 자체가 참 좋았습니다.
▶ 인터뷰 : 강금순 / 졸업생
- "어젯밤에 잠이 안 오더라고요. 나도 이런 때가 오는구나 싶어서. 이게 꿈인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공부가 사치였던 시대를 살아낸 어르신들이 거창군이 마련한 문해교육을 이수한 뒤, 고등학교 정규교육 3년을 모두 이수한 겁니다.
▶ 인터뷰 : 신현재 / 권점임 졸업생 손자
- "할머니께서 여든이 넘으신 나이에도 공부하셔서 졸업하셨는데, 저도 본받아서 열심히 살려고 합니다."
거창 아림고등학교를 졸업한 만학도 16명은 올 3월부터 도립 거창대학교에 진학해 새내기 대학생활을 시작합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오광환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