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인천의 한 야구 명문으로 알려진 초등학교에서 감독이 학생들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해를 주장한 학생은 1시간 반 동안 운동장 100바퀴를 뛰라는 지시도 받았다는데, 해당 감독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민석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해 4월 인천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휴대전화로 촬영된 영상입니다.
해당 초등학교 야구부 A 감독과 마주 선 11살 B 군이 고통스러운 듯 양볼을 만집니다.
감독 앞에서 허리를 숙인 뒤 다리를 뻗어 팔굽혀펴기를 하고, 멱살을 잡히기 전 잔뜩 움츠러든 모습입니다.
B 군은 감독이 얼차려를 준다는 명목으로 1시간 반 안에 운동장 100바퀴를 뛰거나 팔굽혀펴기 500개를 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부원들이 있는 곳에서 수차례 욕설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B 군 / 가혹행위 피해 주장 아동
- "욕을 많이 하고, 그리고 뭐랑 뭐 트집 같은 거 잡아서…. (욕을 들었을 때는 어땠어요?) 상처받았어요."
프로야구 선수가 되려고 집에서 1시간 넘는 거리를 통학해왔던 B 군은 야구부에서 나와 현재는 병원 심리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 인터뷰 : B 군 어머니
- "자다 깨는 일이 너무 많고. 근데 그걸 기억을 못 해요. 자다 깨서 자기가 한 일을 몰라요. 막 울고 이랬던 일을 모르고."
MBN 취재결과 B 군 외에도 A 감독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학생이 또 있는데, 현재 학부모 측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 인터뷰 : 동료 선수 아버지
- "대화도 안 하고 방임 방치. 계속 그렇게 왕따를 종용하고 문제를 같이 삼고."
하지만, A 감독은 자신이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린다고 반박했습니다.
▶ 인터뷰 : A 감독
- "CCTV를 불법으로 마음대로 훈련 없는 날 와서 확인하고, 부모님의 악성 민원에 1년째 시달리는 상황입니다."
▶ 스탠딩 : 전민석 / 기자
- "인천지검은 감독이 어린이를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사건을 법원에 넘겼습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영상취재 :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 앵커멘트 】
현재 가혹행위 피해를 주장한 초등학생과 야구부 감독은 여전히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해당 교육청은 두 사람을 분리해야한다고 밝혔는데, 감독은 지난달 학교 측과 재계약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한여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가혹행위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B 군 측은 지난해 5월 학내 야구부 A 감독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인천교육청은 MBN 취재진에게 형사고소가 되면 분리 조치가 원칙이라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인천교육청 관계자
- "분리 조치는 반드시 하는 게 맞습니다. 사안에 따라서라는 또 이게 단서가 붙는 경우가 있어서요."
하지만 두 사람은 10개월째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B 군 측은 오히려 숨어다니는 입장이 됐다며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 인터뷰 : B 군 어머니
- "이제 숨어 다니는 입장이죠. 이게 아이러니해요. 피해자가 피해자다라고 얘기를 못 하고 오히려 욕을 먹으니까."
그런데 학교 측은 지난달 A 감독과 재계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달 전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아직 사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학교 안팎에서는 2차 가해 가능성 등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정희준 / 동아대 체육교육학과 교수
- ""(가해자가 있으니) 못 가게 되는 거지. 그걸로 쟤가 안 오니까 분리됐다라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죠.""
인천지법은 다음 달 1일 이번 사건에 대한 첫 재판을 열 예정입니다.
MBN뉴스 한여혜입니다. [han.yeohye@mbn.co.kr]
영상취재 :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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