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은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가 열리는 날입니다. 하지만 주요 증인들이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대로 열리겠느냐는 비관적인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야당 간사 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정청래 입니다.
▶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핵심 증인 두 분인데 안 나오시는 거죠?
-어제 김용판, 오늘 원세훈 증인들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불출석 이유는 김용판 증인은 재판준비기일, 원세훈 증인은 심신이 피곤하고 재판준비 해야 된다, 국정원법상 안 나가도 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요. 두 분이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단 것이 김용판 증인의 경우 재판준비기일은 통상 변호사가 나갑니다. 일정 짜고 핵심 쟁점 정리하는 거라 변호사가 나가면 되는데 굳이 본인이 나가겠다고 하는 것은 청문회 출석에 이유를 다는 거고요. 그리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저희가 재판부에 알아본 결과 내일 재판 준비기일은 11부터 30분가량 소요될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굳이 그렇게 안 나가도 되는 일을 나가야 된다고 주장한다면 기다렸다가 오후에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는데도 안 나오겠다 하고 있고. 원세훈 증인 같은 경우는 이미 남재준 원장이 전 현직 국정원 증인들에 대해선 국회에 가서 증언해도 좋겠다는 허가를 했습니다. 국정원 직원들은 국정원법상 그렇게 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것까지 다 했는데 심신이 피곤한 가 봅니다. 본인의 심신이 피곤한 것과 국민의 알권리 차원이 등가는 아니잖아요.
▶ 지난번에 여야 모두 김용판 전 청장에 대해서 강제적으로라도 출석을 하게끔 합의한 거 아니겠습니까. 다시 한 번 부를 용의가 있는지.
-저희 국조특위 최종 목표는 증인채택이 아니라 증인이 청문회 증언대에 서서 진실을 말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원세훈, 김용판 두 증인은 새누리당 쪽 사람들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새누리당에서 설득을 해서 데리고 나오라는 것이었고. 새누리당은 정치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정치적 노력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뒤로 두 사람이 나와서 혹시나 폭로성 돌발 발언을 할까봐 두려운 나머지 불출석을 방관 내지 묵인 내지는 조장하고 있다, 하는 혐의를 저희는 강하게 갖고 있습니다.
▶ 새누리당도 두 핵심 증인의 불출석을 예상했는지 특위 기간을 연장해 주는 것에 선뜻 합의해 주지 않았습니까.
-저희가 계속 어르고 달래고 도망가면 붙잡으면서 국조를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노력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원세훈, 김용판은 어차피 안 나올 거라는 식으로 들었어요. 그렇다면 오히려 안 나오도록 종용하는 거 아니냐. 그런 상태에선 국조특위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마지막 경고를 하고 장외투쟁을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국민 여론이 들끓고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으니까.. 민주당보다 국조특위 파행에 대한 책임이 두 배가 넘습니다. 그러니까 하는 척이라도 해야 되겠고 그래서 시간 연장 작전을 쓴 것이라 보고 있고요. 그리고 21일에 나오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14일에 나오지 않으면 어차피 국조특위가 정상적으로 굴러가기 어렵습니다. 14일에 나오지 않으면 국조 특위가 어긋날 거다, 그러니까 21일에 나온다고 해야 여론에 비판을 덜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21일로 맞춘 것 같은 느낌입니다.
▶ 어쨌든 내일 두 핵심 증인이 나오지 않으면..
-그래서 저희가 증인 29명, 참고인 6명으로 35명이 증인참고인인데 두 사람을 따로 떼어서 하려고 했던 이유가 있어요. 이번 국정원 사건과 경찰의 허위수사 발표 사건의 핵심 증인이고 몸통일 뿐만 아니라 이 핵심증인 두 분의 진술을 먼저 들어야 나머지 증인들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심문을 이어갈 수 있거든요. 그래서 14일 로 정한 것인데 14일에 두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면 19일 2차 청문회 이전인 16일에 시간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일 의결을 하자는 거예요. 그렇다면 16일로 한 번 더 미뤄서 14일에 못했던 것을 하자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국조특위를 계속 할 마음이 없다면 거기에 동의하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은 굉장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보니까.. 새누리당 국조 특위 아홉 명 중에서 여섯 명이 국조특위 자체에 대해서 찬성하지 않았어요. 불참 내지 기권을 했거든요. 그래서 새누리당의 처음 그 마음대로 국조특위를 방해하려고 하는 의원들로 3분의 2를 채우고 국조특위를 방해하려던 속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저희는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 지금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하고 있잖아요. 언제까지 장외투쟁을 하실 생각이신지. 국회에 안 들어오십니까?
-그렇기야 하겠습니까. 예전에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대표가 사학법 개정을 안 해준다고 국회 예산까지 볼모로 잡고, 이명박 당시 서울 시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6개월 정도를 밖에서 장외투쟁을 했어요. 그때 장내로 들어오셔라 해서 나름대로 협상을 했던 분이 지금의 김한길 당 대표에요. 그 당시 원내대표. 본인들은 장외투쟁에 예산을 볼모로 까지 해놓고 지금 우리가 나온 지는 2주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민주당에서 요구하는 것은 하나도 못 들어주면서 이게 무슨 여당이에요. 여당이라면 야당에게 양보를 하는 미덕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고 국정운영의 책임이 있는 거예요. 야당과 잘 협조해서 국정운영을 원만하게 잘 해결해 나가면 그 공은 여당에 더 많이 가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정운영의 최종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해야 하는 것이고. 더군다나 지금의 국정원 국조 특위는 본인 선거 때문에 발생한 문제거든요. 국회의원들도 본인 선거에서 주변 사람들이 잘못해서 선거법으로 기소가 되면 의원직까지 잃는 경우가 있어요. 사무장이 300만 원 이상 벌금을 맞으면 국회의원 직이 날라 갑니다. 대통령 본인 선거 때 연루되었던 경찰과 국정원의 커넥션이 문제되고 있는 거예요. 어차피 본인은 한편에서 도움을 받은 수해자입니다. 수혜자가 너무 오랫동안 침묵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본인이 작년 12월 14일 날 국정원 사건이 터무니없는 모략, 허위 사실로 밝혀지면 문재인 의원이 책임지라고 얘기했어요. 그런데 지금 분명한 사실은 박근혜정부가 임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지휘한, 국정원과 서울경찰청 공소사실에 분명히 원세훈 원장은 공무원의 직위를 이용하여 낙선을 위한 선거운동을 했다는 거예요. 김용판 청장은 수서 경찰서의 수사를 방해해서 직권남용죄고. 그리고 진실의 실체를 은폐하여 선거 운동을 했다. 박근혜정부 검사들이 기소한 내용이에요. 그렇다면 작년 12월 14일에 본인이 했던 얘기에 본인이 어떻게 책임지실 것인지 말씀하셔야 되는데 세금 문제는 국민 여론이 들끓으니까 금방.. 당정청과 여권에서 합의했던 것을 이슬 먹는 공주처럼 아무 일도 몰랐던 것처럼 원점 재검토 이야길 빨리 하셨는데 지금 이건 너무 오래 끌고 있잖아요. 본인 선거인데. 그래서 결과적으로 국조특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길, 그리고 김한길 대표가 요구했던 영수회담은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할 문제이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나 최경환 대표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박 대통령과 청와대쪽에서는 이미 입장표명을 했고 관계가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거죠?
-박근혜 후보 선거캠프의 총괄본부장인 김무성, 상황실장인 권영세, 이 두 분이 연루되어서 계속 증인으로 나오라는 입장이에요. 그러면 본인이 두 사람한테 미안해서라도 인간적 도리로라도 '그 사람들은 책임이 없다, 내가 지겠다.’ 이렇게 나오는 것이 대통령이기 전에 같은 동지, 선거캠프에서 자기를 도왔던 사람에 대한 인간적인 도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앞서 사학법 얘기가 나오고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새누리당 장외투쟁 얘기도 잠깐 하셨는데요. 혹시 오늘 아침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올린 트위터 내용 보셨습니까? 당시 이야길 언급하셨더라고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들을 불러서 여당 원내대표인 지금의 김한길 당 대표에게 야당 원내대표인 이재오 의원에게 양보해주라.
- 김한길 당시 원내대표한테 몇 달 후 이야길 소상하게 들었는데 오늘 이재오 의원이 쓴 트위터와 거의 일치합니다. 제가 김한길 대표한테 들었던 것은 원내대표가 되고 나서 청와대에서 한 번도 연락이 없었다가 처음으로 연락이 와서 갔는데 이재오 대표가 먼저 와 있더라는 거예요. 그리고 이재오 당시 한나라당 원내 대표 앞에서 ‘사학법은 양보해주라. 한나라당 손을 들어주라’ 는 식의 말씀을 하셔서 김한길 대표와 노무현 대통령의 사이가 결정적으로 벌어졌던 때가 그때라고 제가 들었어요.
▶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 손을 들어주어야지 왜 야당 원내대표 손을 들어주느냐?
-예고 없이 그렇게 갑자기 말씀하셔서 ‘그렇게 할 수 없다. 의원총회에 가서 상의하겠다.’ 그래서 실제로 의원총회를 했습니다.
▶ 대통령 앞에서 당당하네요?
-그때 제가 기억이 나요. 제가 가장 강경 발언을 한 편인데 사학법에 대해서 일 점 일획은커녕 반점 반획도 바꿀 수 없다는 말을 했거든요. 저도 그때 친노 의원이라고 언론에서 썼었는데. 저는 이라크 파병이라든가 국가보안법, 사학법 부분에 대해서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을 따르지 않았어요. 그러나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치, 권위주의 타파를 좋아했기 때문에 오히려 저는 그렇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주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정국운영권, 협상력을 높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청와대와 큰 오해는 없었습니다.
▶ 그렇다면 이번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여당의 입장보다 야당의 입장을 받아주고 여당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것이 맞다 보십니까?
-야당의 입장을 들어준다는 측면보다 사실상 본인 선거 과정에서 빗어진 불법대선 의혹, 부정선거 의혹 부분에 대해 결자해지하는 차원에서 본인이 털고 나가야지 제3의 인물이 털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적 요구를 받으라는 얘깁니다.
▶ 왜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여당의원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트위터에 과거의 이야길 썼을까요? 뭔가 박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던 걸까요?
-제가 판단하기엔 어떻게 보면 노무현 대통령을 칭찬했었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그 이후 날카로운 공격을 할 수 없었다고 본인이 고백하고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강하게 충돌하고 있는 여야 대치 국면을 풀 사람은 대통령이다, 하는 부분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재오 의원의 트위터가 박 대통령으로선 예사롭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일종의 압박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죠.
▶ 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