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대디의 해방일지
자연인 김승욱
해발 600m. 그야말로 산골 오지인 오늘의 자연인 집!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것은 물론, 내비게이션조차 길을 찾지 못해, 제작진은 난관에 봉착하고 마는데! 그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자연인 김승욱 씨(50)! 말투는 다소 투박하지만, 정 많고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주름 하나 없는 동안 피부에, 걱정 없이 살아왔을 것 같지만, 이곳에서 진짜 해방 일기를 써 내려가겠노라 다짐했다는 그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1남 5녀 중 막내로 태어난 자연인. 어렸을 때부터 운동 신경이 남달랐던 덕에 초중고 축구부로 활동했고, 나름 지역에선 알아주는 유소년 축구 유망주였다고. 그러나, 고등학생 때 사춘기가 찾아오면서, 훈련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에 더욱 몰두했고, 이성에게도 관심이 차츰 생기면서 축구에 대한 열정이 사그라들었다는데. 그렇게 대학교도 일반학과에 진학하며 축구와는 영영 이별을 했고, 서둘러 아내와 결혼해 아들, 딸을 낳았다. 하지만 결혼생활의 행복은 얼마 가지 못했고,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했다. 체육 특기생이었던 그가 운동을 포기하고 나니, 사회에 나와 할 수 있는 직업은 별로 없었다. 술집 종업원 일을 시작으로, 호프집, 음식점, 공장 등을 운영하며 직접 사업도 하려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설상가상 공장에 불까지 나며 형편이 크게 어려워졌고, 자연스레 부부 사이까지 소원해졌다. 결국 젊은 나이에 이혼을 하기로 결정했고, 두 아이 모두 본인이 키우겠다 고집했다고. 그러나, 혼자 어린아이들을 키워내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두 살 밖에 안된 딸을 아기띠로 업고 기저귀를 갈아가며 일을 하기도 하고, 일을 하다가 전화를 받고 학교를 가야하는 일도 다반수였다. 게다가 아이 둘 모두 자연인을 닮아 운동에 재능이 있어, 체육 특기생으로 키우다 보니 더욱 돈 들어가는 일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는데. 낮에는 아이들을 쫓아다니는 열성 아빠로, 밤에는 호프집, 노래방에서 일하는 열혈 가장으로, 그야말로 자신의 젊음을 자식을 키우는 데에만 열정을 쏟았다고. 이제는 그도 조금 지쳤다. 마음 한켠에 세월의 허무함을 달래줄 무언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어린 시절 아버지와 아무 걱정 없이 고향 산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버섯을 따러 다녔던 행복했던 유년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남은 여생은 이곳 고향 산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는 데만 집중하며, 자유롭게 살기로 했다는데...
푸르른 나무들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어, 자연 선풍기를 틀어놓은 듯 시원한 이곳. 집 바로 옆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자리해, 자칭 ‘유토피아’라는 말에도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인데. 이곳에서 어린 시절 숙련된 산 사나이의 모습을 한껏 엿볼 수 있다. 게다가 뱀을 한 손으로 낚아채는 것은 물론, 박쥐가 나오는 동굴에도 겁 없이 돌진하며 모두를 놀라게 한다. 또한 아이들에게 요리를 해주던 싱글대디답게 요리 실력도 수준급인데. 축구 유망주였던 자연인이 어렸을 때 먹었다면 손흥민 부럽지 않은 유명한 축구 선수가 되었을 거라는 보양식의 정체는? 다채로운 매력의 '산 사나이' 김승욱 씨의 이야기는 2024년 8월 28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