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신혼
자연인 김용식&서도화 부부
빽빽한 숲을 거닐던 중, 맨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높은 잣나무 꼭대기에 매달려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한 승윤! 나무를 타고 오르내리는 것쯤은 가뿐하게 해내는 그의 정체는 바로 산중 생활 50년 차 베테랑 김용식(80) 씨.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가진 그에겐 산속 생활을 함께하는 평생의 동반자가 있다.
“함께 살면서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타인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된 이곳에서 아내 서도화(78) 씨와 함께 마음껏 산을 누비며 자유롭게 지내는 중이라는 자연인. 소중한 추억이 가득 담긴 이곳에서 펼쳐진 어느 산골 부부의 사랑 이야기, 지금 시작된다.
깊은 산골 마을,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자연인은 유별난 수재였다. 초등학교 졸업도 어려웠던 당시, 그는 학창 시절 내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개천에서 용이 났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는데. 당시 초급대학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되며 탄탄대로가 펼쳐졌다. 하지만 교사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교실이라는 울타리 안이 갑갑하게 느껴졌고, 늘 고향의 드넓은 산을 그리워하게 되었다는 자연인. 정해진 일직선 길보다, 드넓은 산에 다닐 때 더 가슴이 뛰었단다. 시간이 날 때마다 산을 찾아다니며 고향을 그리워하던 중, 아버지의 조언을 듣고 일생일대의 선택을 내렸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삶! 김용식 씨는 서른 살 젊은 나이에 과감히 교사를 그만두고 고향 산을 선택했다!
한편, 교사라는 직업을 보고 자연인과 결혼을 결심했었다는 자연인의 아내 서도화(78) 씨. 그녀 또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서울에서 방직 공장에 다니던 8남매의 장녀였다. 처음엔 ‘산에 살겠다’는 남편의 결단이 당황스러웠지만, 홀로 타지 생활을 하던 중 내심 고향이 그리웠던 건 그녀 또한 마찬가지였단다. 그 후, ‘내 행복은 내가 쟁취하자’는 결심이 들어 흔쾌히 남편을 따라 산골에 들어왔다!
부부는 그렇게 50년의 결혼생활을 이 산에서 온전히 보냈다. 선조의 터를 지키고, 부모님과 형제를 보필했고, 3남매를 키워냈다. 그러는 동안, 그들과 함께 산도 변해갔다. 화전민이 남기고 간 휑한 밭은 그들을 지켜주는 숲이 되어주었다. 시간이 지나며, 모두가 떠나고 온전히 둘만 남게 된 산골. 드디어 무엇 하나 부러운 것 없는 진짜 ‘그들만의 세상’이 펼쳐졌다!
무엇이든 뚝딱뚝딱 해결해 내는 남자와 무엇이든 맛있게 만들어 내는 여자! 늘 한쪽 손에 배드민턴 채를 들고 다니고, 밤낮으로 벌통을 옮겨주는 일을 하며 꿀벌의 경호원이 되어주는 그들. 노력의 결실은 산 곳곳에 놓인 벌통 안에서 달콤하게 맺어지고 있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하루의 끝, 어느샌가 산에서 난 각종 약초와 나물로 만든 전통음식이 한 상 가득 올라온다. 올챙이국수를 만들어 먹을 때마다 어릴 적 추억도 새록새록 생각나고, 칡 반대기에 토종꿀을 찍어 먹다 보면 그날의 피로가 한순간에 날아간다고.
이 모든 시간이 마치 ‘알콩달콩 데이트’ 같다는 자연인 부부. 꽃밭에 핀 봉숭아꽃으로 서로의 손톱을 물들이며 약속한다. 내일도 오늘처럼 언제나 함께 있기를... 결혼생활 50년 차에 들어선 지금, 하루하루가 꿀 떨어지는 신혼이라는 김용식 씨와 서도화 씨, 그들의 사랑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2023년 9월 20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