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회 나의 첫 독립일기 자연인 이영숙
2022.07.14 관리자

나의 첫 독립일기 / 자연인 이영숙

 

무덥고 습한 장마철의 공기가 온 산을 뒤덮고 있다. 그나마 편백숲의 청량한 기운이 자연인을 찾아나선 발길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 그때, 숲속에서 한 여인을 만났다. 한 여름 날씨에도 긴팔, 긴 바지 차림에 고무장갑과 스카프로 온몸을 무장한 자연인 이영숙(70) 씨다. 산생활과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고상한 첫 인상. 풀독이 심해, 중무장을 하지 않으면 한여름의 산에선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가 없다는데. 그녀는 어쩌다 산중 생활을 시작하게 됐을까.

 

부농이었던 부모님 밑에서 유복하게 자라났다는 자연인. 2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결혼해 자녀도 낳았고, 남편의 사업도 별 무리 없이 흘러갔다. 그러다 노래를 잘한다는 주변 사람들 칭찬에 욕심이 생겼고, 30대 중반이라는 나이로 음대 성악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시립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많은 무대에 섰고 마음껏 끼를 발산했다. 집안일과 자녀들을 키우며 일을 병행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시어머니와 시누이까지 손을 보태준 덕에 큰 어려움 없이 살아올 수 있었다.

 

비교적 순탄했던 인생. 그 평온한 밑바탕에서 자라난 순수한 심성. 그래서 때론 남에게 이용당하는 일도 많았다. 화 한번 제대로 낼 줄 몰랐던 그녀의 마음 속엔 스트레스가 차곡차곡 쌓여갔던 모양이다. 속이 불편해 찾아갔던 병원에서 말트 림프종진단을 받았고, 대장 일부를 절제하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수술 이후 어느 정도 몸을 추스르게 되자, 남은 삶에 대한 전환점이 필요하다 생각한 그녀는 오래 전 구매한 산골의 외딴집을 떠올렸다. 그곳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기로 한다. 우선 건강도 회복해야 했지만, 그보다도 스스로 우뚝 설 수 있는 단단한 마음가짐이 필요했다. 그 모든 건 산골의 그 외딴집에 있다고 믿으며, 가족들의 반대에도 짐을 싸 그곳으로 향했던 그녀.

 

그렇게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여전히 풀독이 심해 한여름에도 온몸을 꽁꽁 싸매야 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어야 하지만, 편백나무 잎을 우려내 노천 목욕을 하며 여름산을 견디는 방법을 찾아냈다. 항아리에 옷을 보관하고, 불쏘시개로 나물 삶은 물을 휘젓는 터프함(?)도 길러냈다. 개망초 꽃밭에서 그림을 그리고, 마음껏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여유는 물론, 잡초가 무성해도 무럭무럭 자라나는 텃밭 채소들 덕분에 그녀의 밥상은 언제나 푸짐하다는데...

 

아직 산골에서 고군분투 중이지만, 그마저도 행복하고 즐겁다는 자연인 이영숙 씨. 그녀의 이야기는 2022720일 수요일 밤 950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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