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9회 대륙에서 온 남자! 자연인 허명수
2021.09.10 관리자

대륙에서 온 남자! 자연인 허명수

 

니하오~’

첫 만남부터 이국적인 단어가 들려오는 우거진 나무숲. 해맑은 미소와 함께 한 손에는 지렁이를 쥔 그는 재중동포 출신이자 이제는 어엿한 한국인이 된 자연인 허명수 씨(68). 그가 사는 산중에는 한국에서 처음 먹어보고 반했다는 무화과부터 중국술로 담근 과실주까지 이색적인 볼거리가 많은데.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중국에서 날아왔다가 지금의 산으로 흘러들어오게 되었다는 자연인. 복잡한 도심보다 산골에서 보내는 하루가 너무도 즐겁다는 이 남자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일제강점기 때 부모님이 일본군을 피해 중국으로 건너가면서 그는 한국이 아닌 중국 지린성(길림성) 부근에서 태어났다. 러시아와 인접한 중국 북동쪽에서 주로 지내며 자랐는데,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곧잘 도왔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마을 농기계 관리 그리고 금을 캐는 금전판에서 트랙터를 모는 일까지 늘 하루를 바삐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으로 일찍 건너간 여동생들에게서 솔깃한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한국에 오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 오빠도 얼른 건너오라는 것. 이미 어머니마저 모국이었던 한국으로 돌아간 상황이었기에 그 역시 한국에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그 일은 다시 화근이 되어 돌아왔다. 한국 취업비자를 수속해준다는 중국 업자에게 백만 원 정도의 돈을 주고 일을 맡겼는데 사기를 당하게 된 것. 하루빨리 한국으로 가고 싶었던 그는 급한 마음에 다시 농사일을 서둘렀고, 실수로 곡식을 터는 기계에 다리가 말려 들어가고야 말았다. 다리 수술 후 몸을 추스른 그는 먹고살기 위해 다시 일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꼬박 3년이 지나서야 한국에 사는 외삼촌의 도움으로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에 온 한국행이었지만, 실상은 매우 달랐다. 다친 다리로 움직임이 조금 불편한 그를 반기는 곳은 많지 않았고, 반나절 만에 잘리는 일도 감수해야 했다. 살길이 막막해지던 차에 중국에서부터 알던 지인에게 양봉 일을 소개받았는데 벌 보는 일을 배우기 위해 전북 김제의 산속으로 떠난 그는 그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복잡한 서울의 도심과 달리 너른 자연에서 벌 키우는 일은 그에게 자유로운 마음과 안정을 선사해 주었던 것. 더불어 벌을 돌보며 대한민국 산 구석구석을 유랑하다 보니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이 그의 눈 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원하게 뻗은 소나무와 대나무로 둘러싸인 지금의 터전. 겨울이면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던 그가 살던 중국과는 다르게 따뜻한 한국의 겨울은 그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산중에서 보기 드문 취두부와 훠궈를 즐기기도 하지만, 김치는 꼭 땅속에 묻어두고 먹는다는 자연인. 한국에서 처음 먹어본 막걸리 맛에 반한 그는 급기야 막걸리도 직접 만들어보려 한다는데. 낯선 이방인에서 이제는 하루하루 산골에 사는 재미를 즐기며 살아가는 중이라는 자연인 허명수 씨의 이야기는 2021915일 수요일 밤 950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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