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한 발 느린 이곳에서는 행여나 가족들이 미끄러질까 유순 씨와 제부 동현 씨가 쌓인 눈을 쓸기에 바쁘다.
그리고 깊은 산골인 만큼 자칫하면 고립되기 마련이므로 더욱 부지런히 쓸어야 한다.
따뜻해질 날을 기다리며 대억 씨는 직접 나무에 올라 수십 그루의 나뭇가지를 정리한다.
유순 씨와 외숙모 화순 씨는 꽃과 나물 씨앗을 심으며 다가올 봄의 시작을 기대해 본다.
오늘도 요리는 동생 유옥씨 담당. 사람이 많은 만큼 온 가족이 먹을 시래기 명태조림은 큰 솥을 가득 채운다.
봄눈 내리는 배경의 낭만 넘치는 식사까지, 다 함께 있을 때면 일상이 곧 즐거운 명절이 된다.
따로 식사하더라도 식탁 위 가족들의 자취 덕분에 더욱 푸짐한 밥상이 차려지기도 한다.
따로 또 같이, 서로의 일상을 채워주는 자연인 원유순 씨의 산골 대가족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