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회 정선 산나물 엄마의 꼴통 효자는 괴로워!
2021.07.05 관리자

# 민둥산의 꼴통농사꾼

강원도 정선 민둥산 자락. 해발 800m 고지에 자리를 잡은 발구덕마을엔, 굽이굽이 펼쳐진 절경을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누비는 꼴통 농사꾼 전정석(42) 씨가 산다. 농촌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려 만 오천 명의 구독자까지 보유한 정석 씨. 농사일에 열심인 만큼, 노는 것도 열심히 하며 자유를 즐기고 싶다. 이런 정석 씨를 방해하는 한 사람, 일쟁이 엄마다.

민둥산 고지에서 10년째 곰취, 곤드레, 어수리 등 각종 산나물 농사를 짓고 있는 엄마 김현숙(63) . 타고난 일꾼이자 효자인 작은 아들, 정석 씨에게 갖은 일을 시킨다. 그러자 직접 만든 산나물 홍보송을 부르며 일을 그만하자고 투덜대는 정석 씨. 이럴 때마다 엄마 입에서는 꼴통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그래도 유튜브로 엄마의 산나물 홍보를 해 주고, 엄마가 도움 요청에 기꺼이 달려와 주는 든든한 효자다.

 

# 일쟁이 엄마는 아들이 필요해

30여 년 전, 민둥산에 올라와 소 농사, 배추 농사를 지으며 온갖 고생을 한 현숙 씨와 남편 전주영(63) . 먹고 살기 위해 부지런히 몸을 놀리며 평생을 일밖에 모르고 살았다. 열심히 일하는 습관이 몸에 밴 부부. 10년 전부터 민둥산 15만 평 임야에서 각종 산나물을 기르기 시작했다. 고지대의 산바람 아래 쑥쑥 자라준 보배들.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근로자 고용이 어려워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웃 할머니들의 도움을 받지만 역부족. 산나물 캐랴, 택배 포장하랴, 할머니들 새참까지 준비해야 하는 현숙 씨는 결국, 두 아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묵묵히 엄마의 일을 돕는 큰아들 전영석(44) 씨와는 달리 일이 많다고 투덜대며 꼴통을 부리는 작은아들 정석 씨. 가족끼리 필요하면 돕고 사는 게 인지상정인데, 갈수록 심해지는 아들의 불만. 엄마도 점점 골치가 아파 온다.

 

# 나는 머슴이 아니에요!

산나물 농사는 오롯이 부모님의 농사고, 정석 씨는 따로 발구덕마을, 2000평 부지에 토마토밭 농사를 짓고 있다. 쉬는 날 하나 없이 평생 일만 하는 일 중독부모님의 그늘을 벗어나고 싶었던 정석 씨. 10년 전 경제적 독립을 위해 부모님이 아닌 처제에게 돈을 빌려 혼자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근로자들을 구할 수 없게 된 부모님을 도울 수밖에 없는 상황. 엄마는 시도 때도 없이 두 아들을 불러댄다. 그럴 때마다 정석 씨는 자신이 머슴인가 싶다. 부모님 농사일을 도와주지 말자며 형 전영석(44) 씨를 꾀어보지만 웃기만 할 뿐. 꿈쩍도 안 하는 형. 정석 씨의 답답함은 커져만 간다.

비가 와 산나물 수확을 못 하는 날. 토마토 농사에 집중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새벽부터 정석 씨를 부르는 엄마. 형 영석 씨의 고추밭에 말뚝을 박자는 거다. 효자인 정석 씨는 엄마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고, 결국 고추밭 일까지 혼자 독박을 쓰고 만다.

 

# 난생처음 반기를 든 꼴통 아들

산나물 농사, 고추 농사, 자신의 토마토 농사까지 바쁜 나날을 보낸 정석 씨. 그동안 엄두가 안 났던 무너진 비닐하우스 철거에 나섰다. 지난 3월 폭설이 내려 무너진 비닐하우스를 철거하기 위해 친구까지 불렀는데, 오늘도 걸려온 엄마에게 비상 호출. 무거운 산나물 포대를 혼자 옮길 수 없다는 엄마의 사정에 결국 친구에게 비닐하우스 철거를 맡겨두고 엄마에게 달려간다. 서둘러 일을 돕고 돌아와 보니, 혼자 철거를 끝내놓은 친구. 그 미안함과 엄마에 대한 원망이 교차하고, 결국 난생처음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만다. 엄마에게 다시는 자신을 찾지 말라는 으름장을 놓고 가버리는 정석 씨. 민둥산 꼴통 효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산나물 농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