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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회 구순 엄니와 풀꽃 며느리 점님 씨


# 밭으로 유학 간 여자, 점님 씨

외국이 아닌 밭으로 유학 온 여자가 있다. 어려서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고 그림 그리는 것에 남다른 재능이 있었던 아내 조점님(59) , 33년 전 중매로 처음 남편을 만났던 아내 점님 씨는, 외국으로 그림 유학을 보내 준다는 남편 이명련(66) 씨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한 달 만에 결혼을 결심했다. 그런데 외국 유학은 무슨! 남편은 점님 씨를 밭으로 유학을 보냈다.

꽃을 사랑하고 시골을 동경했던 점님 씨지만 형형색색의 예쁜 꽃 대신 호박꽃, 부추꽃, 포도꽃까지... 늘 작물이 피운 꽃들만 보아야 했다. 발목 수술을 앞두고 걸음이 불편한 남편과 구순 시어머니 사이에서 점님 씨의 일거리는 늘어만 가고, 젊은 시절 화가가 되고 싶다던 꿈과, 여유로운 시골 생활에 대한 낭만은 이미 잊힌 지 오래다.

 

# 마을에서 소문난 일꾼 90세 정순 씨

올해로 90세가 된 홍정순 씨는 마을에서 소문난 일쟁이다. 새벽부터 일어나 고구마 밭으로 향해 오전 내내 고구마 순을 뜯고, 집으로 돌아와 포장까지 꼭 마친다. 야무진 손길로 마을 젊은이들보다 더 일을 잘 해내는 똑순이로 정평이 나 있는 정순 씨. 일을 마치고 나면 다음 날 몸져누우면서도 어차피 일하지 않아도 몸이 아픈 건 매한가지라며 일거리를 찾아 마을을 돌아다닌다. 농사짓느라 진 빚 때문에 고생하는 아들과 며느리 생각에 내 약값은 내가 번다며 부지런히 움직이는 억척 시어머니. 정순 씨를 바라보는 점님 씨의 마음은 매번 편치 않다.

 

# 애교쟁이 며느리 vs 아들 바라기 시어머니

 

일쟁이 시어머니를 위해 맛난 간식과 커피를 챙겨 새참을 준비하고, 걸음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손수레에 태우고 다니는 점님 씨. 33년째 시어머니를 사랑으로 모셔온 애교쟁이 며느리다. 점님 씨가 이토록 시어머니를 챙겨 온 이유는 어린 나이에 친정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부모님의 사랑이 늘 그리웠기 때문. 시집와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 엄마가 생긴 것처럼 좋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며느리는 결코 딸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는 점님 씨.

고된 농사일이 끝난 뒤 먹고 싶은 통닭 한 마리를 점님 씨가 사 오면, ‘먹고 싶은 것을 어떻게 다 먹고 사냐며 면박을 주는 시어머니, 정순 씨. 그래서 점님 씨는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사 온 뒤, ‘손녀들이 할머니 잡수시라고 사준 것이라며 자식 핑계를 대기도 한다. 그렇게 통닭을 시키면 정순 씨는 늘 맛있는 부위만 챙겨뒀다가 아들을 챙겨주고는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부부가 짓는 샤인머스켓의 수확 시기를 당기기 위해 열풍기를 구매하려는 명련 씨, 아홉 동의 비닐하우스에 열풍기를 모두 설치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자금이 필요하니, 이곳저곳에서 돈을 빌리려 한다. 올가을 샤인머스켓을 수확하면 돈이 나오니 미리 빚을 져도 괜찮다는 명륜 씨와 돈이 생기면 열풍기를 마련하자는 점님 씨는 팽팽히 맞서는데, 시어머니 정순 씨는 누구의 편을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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