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부르면서 농사짓는 아트파머가 있다??
경기도 용인, 옥수수를 재배하는 가족이 있다. 바로 아들 이해석(37세)씨와 남편 이구용(62세), 아내 문영미(57세)씨가 그 주인공이다. 어린 시절 전자제품 수리를 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공고, 공대를 나와 전기 관련 직종에서 일하던 해석씨, 그러나 일하는 재미를 찾지 못하던 차,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농사일이 적성에 맞아 귀농을 실행에 옮긴 7년 차 농사꾼이다. 농사뿐 아니라 재밌는 일에 관심도 많고 재능도 있는 팔방미인 해석씨는 학창 시절부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 대학교 가요제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농사일하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 거리 공연이나 축제에 참여하기도 하는 해석씨는 아트파머로 불리며 주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천하 태평한 아들이 답답한 아버지
남들 눈에는 농사짓고 음악 하는 아들이 대단해 보일지 몰라도 아버지 구용씨 눈에는 일하는 것이 성에 차지 않는 베짱이일 뿐이다. 모름지기 농사란 몸을 움직이는 만큼 수확하는 법, 특히 더운 여름엔 선선한 새벽에 나가 일하고 해가 뜨거운 한낮엔 쉬는 것이 오랜 농사꾼의 일상이건만, 아들은 해가 중천에 올라야 일어나 뜨거운 한낮에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한다. 기나긴 장마에 수확할 작물도 하나둘이 아니고, 비가 와서 치우지 못한 축사도 정리해야 하는데, 눈앞의 일을 보고도 아들은 당장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으니 그저 답답할 뿐인데...
농사도 옛날 방식이 아닌 새로운 신식농법을 추구하는 아들을 믿고 그래 어디 한번 해봐라 하고 믿고 맡겨놨더니 해석씨는 드론으로 논에 약을 주는 수준이 아니라 논을 약으로 범벅을 해놓았다. 아버지 구용씨 속은 타들어 가지만 그런 아버지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석씨는 언제나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넘기고 만다.
그뿐만 아니라, 작물 판로개척이다 홍보다 해서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느라 농사일은 언제나 뒷전, 구용씨는 대체 농사를 짓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당최 이해가 안 간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데 벌써 7년을 농사꾼으로 보낸 아들은 대체 언제쯤이면 어엿한 농사꾼이 될지...
아들과 남편의 마찰에 새우 등 터지는 아내?!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부자 사이에서 조마조마한 건 아내 영미씨, 남편이 불만을 토해낼 때마다 아들 편을 들어주긴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지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는데... 그러던 어느 날 고추 수확을 하고 돌아가던 길, 논두렁을 보고 기함을 토한다. 무성하게 자란 논두렁 잡초가 베다만 채 방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화가 난 남편 구용씨는 아들을 찾아 나서고, 엉망으로 정리되지 않은 하우스를 보고 폭발하고 만다.
아들이 농사를 짓겠다고 해 대출까지 받아 하우스를 세 동이나 지었는데, 농사는커녕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던 것, 아들에게 향하는 화는 결국 영미씨에게까지 화살이 돌아가고 마는데, 그동안 아들과 남편 사이에서 애를 태웠던 영미씨 역시, 그동안의 설움이 한꺼번에 터지고 마는데... ..
과연 개미부부와 베짱이 아들은 동화처럼 행복한 결말을 맺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