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소고집 할배는 못 말려
경북 의성의 작은 시골, 농기계나 남의 손 빌리지 않고
오로지 가족의 손으로만 농사를 짓는 3대 가족이 있다.
1대 김동우(90) 아버지와 이춘자(80) 어머니.
그리고 아들 김태환(60) 씨와 손자 김민근(34)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기계는 거의 쓰지않고 손으로 일하는 이유는 ‘사람이 두 배, 세 배 열심히 일하면
기계 따위가 필요 없다는 것”이 아버지의 오랜 농사 철칙 때문.
150cm의 작은 체구로 밤낮이 없이 맨손으로 부지런히 일해서
슬하의 5남매 키우고, 없는 살림 일으켜 논, 밭 7,000평을 일궜으니
당신 말이 옳다고 믿고 있다.
가족들이 몇 번 기계를 사자고 청해도 소귀에 경 읽기로, 그 고집을 꺾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가족들도 뜨거운 땡볕 아래서 7,000평의 논밭을
농기계 없이 맨손으로 일구느라 가족들은 하루하루가 고역인 상황이다.
가족들의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아버지는 온 논밭을 다니며 잡초 뽑고 일군다고 하루가 바쁘다.
# 부자(父子)의 농사 전쟁!
늘 주변이 어둑해질 무렵까지 쉬지 않고 일하는 아버지.
아버지 모시러 가족들이 밭으로 출동해 그만 집에 가자고 청해도
깨 밭 잡초를 다 뽑고 가시겠단다. 아버지가 어디 고집을 꺾을 위인인가.
결국 가족들 모두 괭이 들고 잡초 뽑기에 나설 수밖에.
게다가 밤에 소나기가 온다는 얘기에 아버지는
논둑에 물길 낸다고 또다시 발길을 서두른다.
아버지를 금세 쫓아온 아들이 함께 일을 도와주지만,
농사경력 60년 베테랑 아버지 눈에는 아들의 일하는 방식이 성에 차지 않는다.
날이 어둑해질 때까지 일하는 아버지가 걱정되어 도와주러 온 건데
오히려 잔소리를 들으니 섭섭해진 아들도 끝내 언성이 높아지고 만다.
# 아버지 몰래 기계를 사온 아들?!
폭염주의보 아래 땡볕이 내리쬐는데도 끝나지 않는 3대의 농사일.
기계로는 한나절이면 끝냈을 일도 손으로 하면 그 일이 기약 없이 길어진다.
태환 씨는 연세 지긋한 부모님이 건강이라도 상할까 걱정되고,
3년 전 귀농한 아들 민근 씨에게 좋은 농사 환경을 물려주고 싶은데..
3대가 콩을 심기로 한 날, 집안의 하나뿐인 농기계 관리기가 고장 나고 만다.
15년 전에 아버지를 설득해 어렵게 장만한 이 기계는 보물이나 다름없는데.
기계가 없으니 드넓은 밭에 괭이 하나 들고 고랑 내고, 비닐을 친 가족들.
다들 지쳐가는 모습에 아들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는데...
결국, 아들은 상의도 없이 트랙터를 사버리는 대형 사고를 치고 만다!
한 마디 얘기도 없이 트랙터를 사려고 가져온 아들 때문에 화가 난 아버지.
기계를 사자는 아들과 사지 말자는 아버지의 실랑이는 끝이 없는데...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사이에 낀 어머니는 곤란할 뿐이다.
남편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 고집 때문에 자식이 고생하니 이제 그만 져줘도 되지 않나 싶다.
# 비상! 할매가 쓰러졌다
다음 날, 3대의 집안에 비상이 걸렸다. 하룻밤 새 어머니가 몸져누운 것!
그간 고생한 아내가 안쓰러운 아버지.
아들이 말만 잘 들었으면 이런 일 없을 텐데 괜히 아들 녀석이 밉다.
아들 역시 기계를 진작 샀으면 편찮을 일도 없을 거란 생각에
부자의 골은 점점 깊어만 가는데..
과연 3대의 밭에는 다시 웃음꽃이 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