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밖에 모르는 심마니 아들은 못 말려
향기로운 꽃내음이 가득한 경기도 연천군에는 25년 차 베테랑 심마니 아들 고명균(58세) 씨와 아들 바라기 어머니 유임자(85세) 씨가 산다. 심마니를 천직으로 여기는 명균 씨의 삶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28년 전, 8살 연하의 아내와 결혼한 명균 씨는 액세서리 공장, 컴퓨터 대리점 등 다양한 일에 도전했다. 그러나 하는 일마다 실패하며 실의에 빠진 그는 산을 다니다 운명처럼 ‘삼’을 만났다. 밑천도 없이 할 수 있는 일인데다가 산삼을 찾는 눈도 탁월한 명균 씨. 심마니를 하면서 재기에 성공했고, 가정의 안정도 되찾았다. 그렇게 행복을 되찾아갈 무렵, 평생의 아픔이 가족을 덮쳐왔다. 6년 전, 집에서 넘어진 아내가 뇌진탕으로 세상을 등지고 만 것. 아내를 떠나보내고 한동안 슬픔에 빠져 살던 명균 씨. 삼 남매를 보며 정신을 차렸다. 그 뒤로 더욱 억척스럽게 산에 오르는 명균 씨. 산에 올라 산삼을 캐는 게 최고의 낙이다.
# 독박살림 중인 85세 어머니 소원은 ‘며느리’
하루아침에 홀아비가 된 아들이 안쓰러운 어머니 임자 씨. 며느리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6년 전, 아들네로 들어와 살림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세 손주와 홀아비 아들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아들이 산으로 향하고, 손주들이 외출하고 나면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는 건 산처럼 쌓인 집안일. 물론 손녀 나영(26세) 씨, 막냇손자 종범(24세) 씨가 틈틈이 도와주고 있지만 그것도 잠시, 대부분의 집안일은 어머니 임자 씨의 몫이다. 요리, 청소, 빨래 등을 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시집살이하는 기분이 든다. 바쁜 하루 중 어머니의 유일한 낙은 마을회관에서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고스톱. 같은 패를 맞추어 점수를 얻는 고스톱을 치다 보면, 아들에게도 딱 맞는 짝을 지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데... 외롭게 사는 홀아비 아들을 볼 때면 하루빨리 새 며느리가 얻고 싶은 마음뿐이다.
# 얼른 새 며느리 데리고 와 vs 아직은 때가 아니에요!
애타는 어머니의 마음은 몰라준 채 여자보다는 친구, 산이 우선인 철부지 아들. 어머니 임자 씨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게다가 갈수록 노쇠해지는 기력 탓에 이제는 살림에서 해방되고 싶은데... 독박 살림에서 벗어날 길은 오직 하나. 아들이 새 며느리를 데려오는 길뿐. 만나는 사람마다 아들에게 여자 좀 소개시켜 달라며 하소연을 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명균 씨의 지인이 맞선을 주선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맞선 기회. 어머니는 물론, 삼 남매까지 설레는 마음이지만 정작 당사자인 아들의 표정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사실 명균 씨에겐 삼 남매 뒷바라지가 우선. 삼 남매를 모두 출가시킨 후 천천히 자신의 짝을 찾아볼 계획인데... 그러나 며느리를 데려오라며 재촉을 일삼는 어머니 등쌀에 결국 맞선에 나간다. 그런데 맞선을 보고 난 뒤 도통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지 않는 명균 씨. 새 며느리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은 서서히 지쳐가고, 집에 온 아들을 보자마자 참아왔던 울분을 터뜨리는데... 과연 어머니의 소원은 이뤄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