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부산신항은 대통령실과 같은 급의 국가 중요시설입니다.
이곳 항만 보안을 책임지는 특수경비대장의 황당한 갑질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타투이스트, 즉 문신사 출신 부하 직원에게 거의 온몸에 문신을 새겨달라고 요구해 해당 직원은 비번날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5개월에 걸쳐 시술을 해줬다고 합니다.
이 대장은 여직원도 있는 회식 자리에서 옷을 벗어 문신을 자랑하는 황당한 일도 벌였다고 합니다.
박상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문신사였던 허 모 씨는 3년 전 부산신항의 항만 특수경비대원으로 취직했습니다.
허 씨가 문신사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경비대장은 허 씨를 볼 때마다 "문신 좀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상관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던 허 씨는 결국 지난해 2월부터 자신의 집에서 대장에게 불법 시술을 해줬습니다.
▶ 인터뷰 : 허 모 씨 / 부산신항 특수경비대원
- "비번, 휴무 이럴 때 해주고 아니면 근무 마치고 해주고…. 귀찮을 때도 있었고, 피곤할 때도 많았습니다."
가슴에서 시작된 문신은 등과 양팔까지 이어져 무려 5개월이나 걸렸습니다.
허 씨는 인건비는커녕 문신 잉크 값도 안 되는 30만 원을 받은 게 전부입니다.
대장의 요구는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 인터뷰 : 허 모 씨 / 부산신항 특수경비대원
- "(문신에) 관심이 있다면서 나도 배워보는 게 어떻겠냐?…. 만약에 가르쳐주게 된다면 제 개인 시간을 (또) 빼야 하니까요."
노조는 명백한 위계에 의한 갑질 이라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강우철 / 보안방재노조 부산신항지회 위원장
- "대장이 갑 중의 갑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특수경비원들은 매년 (고용) 계약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대장 말에 항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문신을 한 이후 대장의 처신도 논란입니다.
▶ 인터뷰 : 조현정 / 동료 특수경비대원
- "(회식 때) 웃통을 벗고 문신 자랑을 하면서…. 너무 저희도 황당했죠. (여직원도) 다 같이 참석한 자리에서…."
해당 경비대장은 회식 때 옷을 벗은 기억이 없고, 문신을 새겨준 대원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며 전혀 강요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특수경비대가 속한 용역업체는 근무시간 외에 개인 간에 발생한 문제로 치부하고, 뒤에선 두 사람의 합의를 종용했는데, 노조는 합의 과정도 2차 가해로 보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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