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 우리 아기 희수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아침. 장희(58) 씨가 잠에 취해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아들 희수(28)씨를 깨웁니다. 그리고는 약을 넣은 요구르트를 떠먹여주기 시작하는데요. 28살의 건장한 청년이라기엔 마냥 아기 같은 모습으로 엄마가 주는 요구르트를 받아 삼키는 희수 씨. 희수 씨는 28년이란 긴 시간동안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리고 엄마 장희 씨는 이런 희수 씨를 한결같이 돌봐왔는데요. 점점 커가는 아들과 점점 나이를 먹어가는 엄마. 이제는 건장한 아들을 돌보기가 한 없이 힘들기만 합니다. 이런 엄마의 속도 모르고 엄마의 품을 파고드는 희수 씨를 보며, 장희 씨는 하루하루를 그저 버텨내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전국으로 치료하러 다녔어요”
희수 씨는 태어난 지 2개월이 됐을 때 간염 예방주사를 맞은 후, 갑작스런 구토와 발작 증세를 보였습니다. 그리곤 급히 찾아간 병원에서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후 어린 아들을 포기할 수 없었던 장희 씨는 아들의 치료를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차도는 없었는데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희수 씨는 여전히 2~3살의 나이에 머물러 있습니다. 희수 씨는 뇌전증 증세로 하루에도 여러 번 경기를 일으킵니다.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기 때문에, 엄마는 24시간 아들을 돌봐야 하는데요. 젊을 때는 아이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아이를 돌봤지만 차도가 보이지 않는 아들을 보며 장희 씨는 점점 지쳐만 갑니다.
“경기 때문에 치아도 다 부러졌어요“
몇 년 전, 희수 씨는 화장실에서 심한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변기에 앉아 있던 희수 씨는 넘어지면서 얼굴을 바닥에 세게 부딪혔고, 앞니 대부분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 이후로 희수 씨는 치아가 시린지 인형을 입에 무는 버릇이 생겼는데요. 이런 아들이 안쓰러워 치아 치료를 알아봤지만, 감당할 수 없는 치료비용에 마음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혼자 고통을 참는 희수 씨를 보면 가슴이 아파 눈물이 난다는 장희 씨. 작년에는 경기라도 줄이기 위해 주변의 도움을 받아 수술을 했지만 여전히 차도는 없습니다. 오히려 요즘에는 엄마가 없으면 불안해하며 집안을 헤집어 놓고 소변 실수까지 하는 통에 짧은 외출조차 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아이를 위해 슈퍼우먼이 되어야죠”
장희 씨는 아픈 아이를 돌보면서도 식당, 청소, 밭 메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고 했습니다. 10여 년 전 척추분리증 진단을 받았지만 아픈 아이를 키우는 장희 씨에게 휴식은 사치였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목, 허리 어느 곳 하나 성하지 않고, 병원에서 입원 권유를 받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희수를 두고 입원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장희 씨. 그저 아픈 몸을 이끌고 조금이라도 돈을 벌고자 부업거리를 손에 쥐는데요. 이렇게 하루 종일 종이봉투를 접어도 하루 벌이는 5천 원 남짓. 희수 씨가 좋아하는 짜장면 한 그릇도 시켜 줄 수 없는 벌이입니다. 이런 부족한 엄마지만 자신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는 희수를 보면 다시 힘을 낸다는 장희 씨. 언제나 희수 씨만의 슈퍼우먼을 자처하는 장희 씨지만 언제까지 아이의 곁을 지켜줄 수 있을지 앞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2살 아기에 머물러 있는
엄마바라기 아들 희수 씨와
아들을 지키는
슈퍼우먼 엄마 장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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