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야 맘마 먹을까?
이른 새벽, 아빠 전교영(40) 씨는 잠도 이루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웁니다. 매일같이 찾아오는 호흡 곤란과 경련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아들 수호(5) 때문입니다. 다섯 살밖에 되지 않는 수호는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원인 모를 경련이 지속되면서 줄곧 병원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유명하다는 병원은 전부 돌아다니며 치료를 했지만, 오히려 과도한 약물 투입으로 뇌세포가 점점 죽어 가버렸고, 결국 ‘조기 영아 뇌전증성 뇌병증’이라는 희귀난치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뇌전증을 앓고 있는 아이 중 100명의 한 명도 채 되지 않는 희귀한 수호의 병... 먹는 것도 입으로 먹지 못하고 배에 구멍을 뚫어 주입하는 위루관 수술을 했습니다. 다른 또래 아이들처럼 먹을 수도, 걸을 수도 없는 수호입니다.
“가끔 식당에서 아이들이랑 엄마랑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기도 해요. 수호가 생각나서... ”
몇 년 전만 해도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교영 씨, 3년이 넘도록 병원을 오가는 수호의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아내와 자그마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모두 다 잘 될 거라며 희망을 품고 시작했지만,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고 빚만 떠안게 됐습니다. 아픈 아이로도 벅찬데 감당하지 못할 많은 빚에 우울증을 앓았던 아내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했고 결국 세상과 이별하고 말았습니다. 교영 씨는 아내를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신을 원망하고 또 원망했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누워있는 수호를 보며 다시 일어서야 했고, 혼자서 아이를 돌볼 수 없기에 교영 씨는 대구의 부모님 댁으로 내려와야 했습니다.
“참 안 됐어요...
말은 못 해도 다른 아이들처럼 앉을 수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수호는 하루에 두 번, 경련을 줄여주는 많은 양의 약을 먹어야 하고 가래가 폐에 들어가지 않게 계속해서 등 두드리며 가래를 빼주어야 합니다. 가끔 경련이라도 올 때면 전기 충격을 받는 고통을 느끼고, 하루에도 몇 차례 일반 성인이 100m를 전력 질주 후 느끼는 숨 가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도 못하는 수호의 바라보며 가족들은 그저 눈물만 삼킵니다.
하지만 수호를 24시간 지켜주는 가족들마저 오랜 간호에 지쳐있는 상황... 3개월 전, 할아버지는 인두암 수술을 받아 몸이 성치 않고, 1년이 넘도록 함께 수호를 돌봐주던 할머니도 점점 심해지는 허리디스크로 인해 힘겨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자신보다도 그저 손자가 어디 아프진 않은지 손자 걱정뿐인 가족들. 언젠가 수호와 함께 세상으로 한 발 내 딛을 희망을 품으며 힘겨운 나날을 버텨나갑니다.
희귀난치병으로 인해 걸을 수도, 먹을 수도 없는 다섯 살 수호와
아내를 잃었지만 수호를 위해 다시 일어선 아빠,
자신의 몸보다도 아픈 손자 걱정뿐인 할머니,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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