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씨의 순애보 사랑
“(아내는) 죽어도 저하고 죽었고 살아도 저랑 같이 살아야 할
그런 끈끈이 같은 거예요“
요즘 많은 부부는 빠듯한 경제 사정, 끊이지 않는 집안일, 육아와 교육 같은 자녀 문제로 수많은 갈등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힘든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 때로는 사랑의 의미가 빛바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흘러도 고통과 죽음이라는 극한의 상황에 맞서 사랑의 의미를 더욱 견고히 해 온 부부가 있습니다. 바로 정석화(지체장애 6급), 임분희(지체장애 1급) 부부입니다.
“아내의 방광은 파열됐고…
왼쪽 다리 하나 빼고 전부 다 골절인 상태였어요“
1996년 3월 8일, 포장마차를 하며 살아온 부부에게 가혹한 시련이 닥쳤습니다. 아내 분희 씨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목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인데요. 하루아침에 닥친 사고로 인해 스스로 앉을 수도, 설 수도 없게 된 분희 씨.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의 끝에서 그녀의 손을 놓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남편 석화 씨인데요. 말하는 것만 빼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내의 곁을 20년이 넘게 묵묵히 지키고 있습니다.
7년 전, 남편 석화 씨는 갑작스러운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은 후에도 홀로 있을 아내 분희 씨 생각에 링거를 뽑고 집으로 달려와 아내를 돌봤을 정도로 애처가입니다. 주위 사람들은 남편의 건강을 생각해 아내를 요양병원에 보낼 것을 권유했지만요. 남편은 끝까지 아내와 함께 했습니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아내를 돌본 21년이라는 세월. 도마질도 제대로 못 했던 남편 석화 씨는 이제 음식 만들기는 기본이고, 모든 집안일을 혼자 척척 해냅니다. 아내의 사고로 인해 부부의 일상은 많은 것이 변했는데요.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바로 아내 분희 씨를 향한 석화 씨의 사랑입니다.
“걷고 싶어요. 지팡이라도 짚고 시장에 가서 남편 좋아하는 반찬 사서
제 손수 남편한테 요리해주는 게 제 소원이에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남편의 도움이 필요한 아내 분희 씨. 남편을 향한 고마움, 미안함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 멍하니 천장만 바라봐야 하는 그녀는 이 현실이 답답할 뿐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단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자신을 위해 고생해온 남편을 위해 직접 장을 보고, 따뜻한 밥 한 끼 차려주는 것입니다.
교통사고로 온몸이 마비된 아내를 21년간 돌봐온 남편 석화 씨.
고단한 세월을 사랑의 힘으로 견뎌온 부부.
그들의 이야기를 MBN 소나무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