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짊어진 가장의 무게
이른 아침, 임진교(62) 씨는 아침상을 차리느라 분주합니다. 손자 박수호(9) 군의 등교를 도와줘야 하기 때문인데요. 손자의 엄마이자 진교 씨의 딸 임수진(29) 씨는 모야모야병 때문에 두 차례 뇌수술을 받고 편마비와 언어장애를 갖게 되었습니다. 아픈 딸을 대신해 손자의 양육도 진교 씨가 맡게 된 상황. 아내 김명희(52) 씨 역시 중증 정신 장애에 척추 골절 수술까지 받아 거동이 불편합니다. 집안의 가장이자 3대 가족의 돌봄을 책임진 진교 씨의 어깨는 오늘도 무겁습니다.
“딸이 아픈 게 다 내 잘못인 것 같아요”
4년 전 갑작스럽게 희소난치질환 모야모야병을 진단받은 딸은 응급으로 뇌수술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수술 후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딸을 보며 진교 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는데요. 다행히 기적적으로 일어나 걸을 수 있게 됐지만, 오른팔이 마비되고 말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데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먹는 것부터 씻는 것까지 일상 전반적인 부분에서 아빠의 도움이 필요한데요. 딸이 아픈 게 자신의 잘못 같다는 진교 씨.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딸의 재활치료를 멈출 수 없습니다.
”할아버지로서 손자의 아빠 역할까지 해야 하니까 답답하죠“
딸 수진 씨가 아이를 돌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손자의 양육도 할아버지인 진교 씨가 담당하고 있는데요. 손자는 ADHD로 학습 부진을 겪고 있고, 사회성 발달도 늦어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는 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한껏 움츠러든 손자를 보며 할아버지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한데요. 한창 부모의 따뜻한 돌봄이 필요한 어린 손자. 나름대로 엄마, 아빠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것 같아 미안하고 답답한 마음뿐입니다.
“내가 이 집의 선장인데 풍랑이 있다고 키를 놓치면 안 되죠”
아빠의 바람은 오직 하나, 가족의 건강입니다. 온 식구가 진교 씨에겐 모두 아픈 손가락들인데요. 아픈 딸과 손자, 그리고 아내까지 모두 진교 씨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홀로 짊어진 가장의 무게가 때로는 벅차기도 하지만 그 책임감이 진교 씨의 오늘을 살아가게 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족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아빠. 손을 잡아줄 가족이 있기에 차디찬 겨울을 이겨내 보고자 합니다. 홀로 아픈 가족을 책임지며 봄날을 꿈꾸는 아빠의 사연이 소개됩니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빠와
돌봄이 필요한 3대 가족.
희망을 꿈꾸는 이들의 소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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