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일곱 빛깔 희망을 그리는 가족
사람이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그리 거창하지 않습니다. 어느 하루 소소하게 행복했던 기억이 앞으로 한 달을, 더 나아가 일 년을 살게 하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나 간절한 바람이,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가 되기도 합니다. 이번 소나무에서는 가족을 위해 내일을 꿈꾸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필리핀에서 온 아내의 남편이자, 다섯 남매의 아버지”
부산광역시 남구에 있는 노효동(46, 경증 지체장애) 씨 집은 언제나 아이들 웃음소리로 북적입니다. 큰딸 희승(10, 경증 지적장애), 예쁜 둘째 딸 현승(9), 순한 셋째딸 미승(7), 천방지축인 아들 강민(5), 말괄량이 막내딸 은성(2)이까지 다섯 남매의 웃음꽃이 매일 피어나는데요. 12년 전, 필리핀에서 온 어여쁜 아내 로살리(32, 조현병) 씨와 결혼한 효동 씨. 밝고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꾸려나갈 줄 알았지만,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왔습니다.
“단란한 가정을 덮친 병마”
머나먼 타국으로 시집와, 평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했던 엄마 로살리 씨. 언제부턴가 우울감을 호소하기 시작했는데요. 다정한 남편과 함께 가정을 꾸려나가며 해소되는 듯했지만 넷째인 강민이를 낳은 뒤엔 그 증상이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매일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다 못해 결국 조현병 진단을 받게 됐습니다. 그 사이 아이들에게 신경 쓰지 못한 탓일까요? 5남매 모두 언어 발달이 늦어서 치료를 받아야 했고, 첫째 희승이는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진단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이때 일곱 식구의 하늘은 마치 긴 장마에 갇힌 것처럼 첩첩이 검은 구름뿐이었습니다.
“아무리 바쁘게 일해도 나아지지 않는 형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 효동 씨는 아내와 아이들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지체장애와 틱장애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빠가 뛰어든 것은 배달업. 그러나 호출이 오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뛰어나가야 하기에 밥 먹는 시간도, 무더위를 피할 여유도 챙길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일곱 식구가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비를 충당하기엔 턱없이 모자라서, 효동 씨는 밤낮없이 오토바이를 끌고 거리로 나서야 합니다.
매일 배달을 하느라 힘들고 피곤하지만, 효동 씨는 여전히 가족들의 친절한 남편이자 아빠입니다. 아침마다 아내와 함께 아이들의 식사를 챙겨주고, 등교를 도와주며, 언어 치료 시설에 데려다주곤 합니다. 또 한국어 배우는 속도가 더딘 아내를 위해 매일 한글 교사를 자처합니다. 다행히 아이들과 아내의 건강이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다 함께 맞이할 일곱 빛깔 무지개를 기다리며”
24시간이 모자란다는 말이 뼈저리게 느껴질 정도로 하루가 바쁜 효동 씨. 그러나 지금은 자신의 삶을 내려놓고, 아내와 다섯 아이를 위해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내의 건강이 회복됐을 때 다 함께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다는데요.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에 뜬 무지개처럼, 찬란한 미래를 꿈꾸는 가족에게 일곱 빛깔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세요.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아빠와
숱한 고난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가족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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