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어요
흔히 부모와 자식 사이를 일컬어 '천륜'이라 말합니다. 감히 하늘도 거스를 수 없는 관계란 뜻이죠. 여기 아픈 아들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엄마가 있습니다. 비록 아들은 스스로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지만, 늘 엄마에게 큰 기쁨을 준다는데요. 그 어떤 고난과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자식을 사랑으로 지켜주는 엄마. 그녀의 이야기를 만나 볼까요?
“결혼 생활 10년 만에 찾아온 귀한 아들”
서울특별시 강북구의 작은 빌라, 올해로 7살이 되었지만 스스로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이윤석(만 7세, 강직성 사지마비성 뇌성마비, 중증 폐형성이상, 고관절 탈구, 치주염) 군과 그런 아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엄마 안희선(37, 우울증) 씨가 살고 있습니다. 베트남 출신의 결혼이주여성으로 18년 전부터 한국에 정착한 희선 씨. 그녀는 당시 아픈 남편을 대신해 김 공장을 다니며 홀로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는데요. 결혼 10년 만에 찾아온 첫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땐 마치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했습니다.
“의료 사고로 뇌 손상을 갖게 된 아들”
하지만 행복했던 나날도 잠시, 희선 씨 가정에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습니다. 아들 윤석이가 일찍 세상 밖으로 나온 겁니다. 임신 27주에 500g으로 태어난 아이는 희선 씨 품에 안기기도 전에 인큐베이터 안으로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다행히 윤석이는 인큐베이터에서 날로 성장해 갔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이의 위와 장을 잇는 수술 중에 의료 사고를 당해 40여 분 동안 심정지를 겪었고, 그로 인해 심각한 뇌 손상을 입게 된 겁니다. 그 후로 아들 윤석이는 스스로 숨을 쉴 수도, 걷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당시 의료진은 윤석이에게 영구 장애 판정과 함께 6년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내렸고, 그 순간 희선 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고 회상합니다.
“반복된 시련에도 아들을 포기할 수 없는 엄마, 희선 씨”
하루아침에 영구 장애를 갖게 된 윤석이를 보며, 시어머니는 윤석 군을 포기하라고 강요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맺어준 부모와 자식 간의 천륜을 외면할 수 없었던 희선 씨. 결국 윤석이만 데리고 서울로 올라왔고, 결혼이주여성이 머물 수 있는 사회복지시설에서 2년간 머무르면서 이혼 절차도 밟았습니다.
이후 엄마 희선 씨는 24시간 윤석이 곁을 지키며 지극정성으로 돌봤습니다. 경기와 강직 때문에 점점 몸이 굳어가는 아들을 위해 2시간마다 자세를 변경해 주고, 위루관으로 주는 이유식도 늘 만들어서 먹였습니다. 또 2, 3일에 한 번씩 아들을 안고 병원을 오가야 했습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돌봄 서비스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중증장애인 윤석이를 보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는데요. 그래서 희선 씨 혼자 지금껏 8년 동안 아픈 아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그 사이 엄마 희선 씨에게도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몸이 아픈 것보다 아들의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는 것이 엄마에겐 더 중요했습니다.
“아들보다 단 하루만 더 살고 싶어요.
희선 씨의 소원은 단 하나입니다. 24시간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들이 혼자 남겨지지 않도록, 윤석이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아픈 아들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비록 윤석이는 심각한 뇌 손상으로 시력까지 잃어가고 있지만, 엄마는 아들에게 늘 밝은 웃음을 보여주는데요. 윤석이가 살아가는 동안은 그 곁을 지켜주고 싶다는 희선 씨. 그녀의 소원은 이뤄질 수 있을까요?
뇌성마비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윤석 군과
그런 아들을 사랑으로 지켜주는 엄마 희선 씨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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