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한 점현 씨의 위대한 손
경기도 부천시, 다운증후군으로 태어난 아들과 중증 뇌병변에 중증 지체장애인인 남편을 힘겹게 안아 올리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작년, 교통사고로 척추골절에 온갖 관절이 아프지만, 가족을 위해 허리 보호대를 차고 가족을 돌보는 김점현 씨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협착증이 아주 심한데
작년 11월에 교통사고로 척추가 골절되면서부터 더 심해졌어요..”
김점현 씨(63)는 과거 지하 마트 근무, 요구르트 배달, 파출부 등 안 해본 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무거운 요구르트 통을 들고 운반하고, 지하 마트에서도 무거운 박스를 들고 내리며 점점 관절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작년, 교통사고로 척추가 골절되었는데요. 원래도 힘든 일을 많이 해서 허리가 굉장히 안 좋았는데, 현재 협착이 굉장히 심한 상태로 매일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20년 넘게 지속된 수전증은 더 심각한데요. 오른쪽 뇌에 문제가 생겨서 나타나는 떨림 증상. 식사 준비하는 것조차 심한 손 떨림에 남들보다 2배는 더 걸리는데요.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허리 보호대를 착용하고, 떨리는 왼손을 부여잡으며 어렵게 식사를 차립니다.
“아내가 아침 일어나면서부터 절 돌봐주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미안해서 말을 못 하겠어요..”
점현 씨에게는 사랑하는 아들이 있습니다. 선천적 다운증후군인 김예본(28) 씨는 태어난 지 11개월이 되었을 때 선천적인 병으로 심장에 이상이 생겼었는데요. 심장병 때문에 폐렴이 계속되어 어린 나이에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현재 예본 씨는 기저귀를 차고 다니며 갓난아기처럼 엄마의 도움 없이는 지낼 수 없습니다. 충치 때문에 현재 치아가 6개가 없는데요.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라 점현 씨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음식을 잘게 잘라주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점현 씨의 남편 김병진(67) 씨 또한 중증 뇌병변으로 아내의 도움이 절실한데요. 과거에는 조금 피곤하면 쓰러지고 기절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심할 때는 피곤하면 하루에 8번도 쓰러졌었는데요. 현재 약을 계속 먹고 있지만, 오른쪽 편마비가 심해 제대로 일어서기도 힘듭니다. 그렇게 병진 씨는 뇌병변 등으로 인해 생긴 후유증으로 중증 지체장애를 얻었습니다. 점현 씨는 아들과 남편을 위해 허리 협착증의 통증을 참고 안아 부축합니다. 양치부터 세수, 머리를 감겨주기까지. 간단한 생활조차 점현 씨의 손길 없이는 어려운 상황. 병진 씨는 고생하는 아내를 생각하며 미안함에 눈물을 흘리지만, 착한 점현 씨는 오히려 남편을 위로합니다.
“끝까지 우리 아기 또 우리 아저씨를 잘 돌보다가 하루 앞서가고 하루 뒤에 가고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행복하게..”
그날 오후, 점현 씨는 아르바이트를 위해 집 밖을 나서는데요. 동네 어르신이 잠깐 운동할 때 옆에서 부축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소일거리에 큰돈은 아니지만, 집에 보탬도 되고 운동할 수 있어 점현 씨는 힘을 내봅니다. 며칠 뒤, 병진 씨는 가족과 함께 병원을 찾았습니다. 2년 전 위장관 악성종양으로 대장에 약 9cm 정도 되는 큰 종양이 생겼는데요. 수술한 뒤 항암치료를 마친 상태지만, 재발 위험이 있어 안심할 수 없습니다. 평생 재발 여부에 대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합니다. 점현 씨는 매일 기어다녀 무릎이 아플 아들을 위해바느질을 준비합니다. 무릎 부분을 보호대처럼 덧대는 건데요. 계속 떨리는 손으로 열심히 바느질을 해보지만, 결국 바늘에 찔려 피를 보고 맙니다. 그렇게 완성한 바지를 입혀보자, 예본 씨도 마음 놓고 돌아다닙니다. 병에 걸리고 나서부터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병진 씨. 아들을 위해 성치 않은 몸으로 놀아주고, 하모니카도 불어주는데요. 때 묻지 않은 웃음을 짓는 예본 씨, 끝까지 가족을 돌보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점현 씨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에게 언제나 마음에 짐을 지고 있는 병진 씨. 항상 기쁘고 행복하게 위해주며 살고 싶다는 말처럼, 그들에게도 행복한 내일이 찾아올 수 있을까요?
흔들리는 손을 붙잡고 힘든 여정을 걸어 나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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