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올 무렵, 세 식구의 작은 꿈
남들과 다르다면 행복하지 못할 거라는 세상의 편견에도 불구하고 늘 웃음꽃을 피우는 가족이 있습니다. 중증 지적장애인인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딸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데요. 서로를 위한 따뜻한 마음으로 기록적인 한파를 이겨낸 그들. 낡고 허름한 집에서도 서로를 위한 사랑만큼은 누구보다 견고하고 튼튼한 세 식구.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이 세상에서 서로가 가장 소중하다는 세 식구”
경기도 평택시의 한 동네, 파란 지붕 집에 다른 듯 닮은 세 식구가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 이인숙(61. 중증 지적장애, 치주질환, 척추강협착증, 당뇨, 고혈압)씨와 아버지 최남혁(71, 중증 지적장애, 고혈압)씨, 딸 최빈나(중증 지적장애)씨인데요. 가족 모두 중증 지적장애인이라 시장이나 병원 은행에 갈 때면 꼭 함께 움직입니다. 마치 3인 4각 경기를 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 이유는 서로의 불편함을 알기 때문에 언제든 힘을 합치는 건데요. 따라서 세 식구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비만 오면 오물이 차오르는 재래식 화장실”
단단한 결속으로 이뤄진 가족이지만, 여전히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가령, 책상이나 의자처럼 꼭 있어야 할 가구가 없다거나, 음식을 넣을 냉장고가 고장났다거나, 샤워기가 고장 나 외부에 도움을 청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죠. 심지어 식구들은 비만 오면 오물이 차오르는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면서도, 도움을 청할 생각조차 못 했답니다. 게다가 아직도 지하수를 끌어다 쓰고 있는데, 식수 검사도 하지 않은 오염된 지하수가 식구들의 건강을 위협해도 아직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싫어서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딸”
낡고 고장 난 집처럼 나이 든 부모님의 건강도 나날이 나빠지고 있습니다. 어머니 인숙 씨는 오랫동안 당뇨를 앓았지만 제대로 된 관리를 하지 못해서 치아 상태가 심각합니다. 잇몸뼈가 녹으면서 흔들리고 있어서 대부분 발치하고 나면 쓸만한 치아는 겨우 세 개뿐입니다. 최근엔 척추강 협착증 때문에 허리 통증도 심해져서 신경 주사도 맞았답니다.
그래서 이제는 딸 빈나 씨가 나서서 연로한 부모님의 손과 발이 되어줘야 하지만, 그녀 역시 도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빈나 씨는 경기와 뇌전증 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을 한두 달 다닌 게 전부입니다. 그 후 오랜 치료 끝에 병은 고쳤지만, 외부와의 교류가 끊긴 그녀. 그래서일까요? 여전히 사람들을 만나는 게 싫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인형을 갖고 노는 게 전부인데요. 때때로 어렸을 때 배우지 못한 한글과 숫자 공부를 혼자서 하는 빈나 씨. 그 모습을 보고 복지관을 권했지만,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을 뿐입니다.
“아프지 않고 오래 같이 살길 원하는 세 식구”
세 식구의 꿈은 작고 소박합니다. 가족 모두 건강해서 오래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인데요. 비록 남들보다 표현은 서툴지라도 서로를 향한 마음은 누구보다 깊은 세 식구. 같은 마을에 사는 이웃들 역시 세상의 따뜻한 관심이 더해져서 빈나 씨 가족이 사는 낡고 허름한 집이 고쳐졌으면 한다는데요. 이들의 바람처럼 이젠 세 식구가 안전하고 따뜻한 집에서 봄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표현은 서툴지라도
서로를 향한 마음만은 누구보다 깊은 가족.
이들의 따뜻한 사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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