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 소중한 반쪽
노년기에는 ‘걷기’가 건강에 참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 걷고 싶어도 걷질 못하는 노부부가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다리가 불편해 집안에서의 움직임조차 힘든 상황인데요. 움직이지 못하는 불편함이 부부의 소소한 일상마저 어렵게 합니다. 한 걸음 떼는 것도 고단한 현실이지만,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며 오늘도 힘든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설거지도 못해서 밥그릇 하나로 나눠먹어요”
마음 편히 마주 보며 밥 한번 먹기 힘든 남편 성재용(72. 소아마비)씨와 아내 박순자(73. 척추협착증, 허리 골절) 씨. 두 사람은 설거지를 줄이려고 밥그릇과 숟가락 하나로 식사를 나눠 먹는데요. 이렇게까지 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소아마비를 앓던 남편 재용 씨, 그의 두 발이 되어 주던 아내 순자 씨마저 2년 전, 사고로 허리를 크게 다쳐 걷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인데요, 거뜬히 해내던 설거지, 빨래 같은 집안일조차 힘에 부치는 현실. 남편 재용 씨는 허리 통증에 힘겨워하는 아내를 바라보며 걱정과 근심이 깊어집니다.
“내가 안 해주면 누가 해줍니까?”
수년째 부부의 일과는 인슐린 주사를 맞는 걸로 시작됩니다. 두 사람 모두 당뇨가 있어서 관리가 필요해서인데요. 배에 직접 주사를 놓아야 하는데, 아내의 인슐린 주사는 남편 재용 씨가 용량을 맞춰 놓아줍니다. 순자 씨 눈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인데요. 어릴 적 사고로 다친 왼쪽 눈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실명에 이른 순자 씨. 오른쪽 눈마저 시력이 떨어진데다 걸음을 걷지 못하다 보니 바깥 일은 남편 재용 씨의 몫이 되었는데요, 반찬거리를 사는 일이 재용 씨에게도 쉽지 않지만, 그래도 아내를 위해 무엇인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있어 다행이다 말합니다.
“아내 수술 시켜주고 싶은데 그 능력이 안 되니까 가슴 아프죠”
요즘 들어 잦은 허리 통증으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마사지를 해준다는 재용 씨. 남편의 노력에도 순자 씨의 통증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사고 이후 오랜만에 병원을 찾았는데요, 다행히 수술을 하면 통증도 줄어들고 다시 걸을 수 있다 합니다. 이에 재용 씨에게 안도감과 미안함이 한꺼번에 드는데요, 지금 부부 곁에는 수백만 원에 이르는 수술비를 도와줄 가족도, 해결할 수 있는 상황도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능력이 없어 아내 수술을 시켜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진다는 재용 씨, 과연 이들 부부는 고통에서 벗어나 환히 웃을 수 있는 날을 마주할 수 있을까요?
허리 통증에 시달리는 아내 순자 씨,
그 곁에서 불편한 다리로 최선을 다해 아내를 돕는 남편 성재 씨,
서로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견디는 노부부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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