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꿈꾸는 태경 씨의 주문
서울 강서구에 사는 김태경(59), 아내 김미숙(55) 씨. 나무들이 많아 푸릇한 풍경을 느낄 수 있는 동네지만, 부부는 여유롭게 보았던 기억이 없습니다. 배에 차오른 복수로 거동이 불편한 태경 씨에게는 짧은 산책도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심한 고통에 앓는 소리와 몸부림을 치는 태경 씨. 위급한 상황에 아내 미숙 씨는 119에 전화하고 싶지만,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탓에 발만 동동 구르는 날이 많습니다. 끝나지 않는 투병과 간병으로 위태로운 하루를 보내는 부부는 점점 생기를 잃어갑니다.
“가장으로서 가족에게 미안함뿐이에요..”
태경 씨는 오래전, 간경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큰 고비들을 넘겨왔었는데요. 최근에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1년을 버티기 힘들 것 같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습니다. 아빠를 위하는 마음이 큰 딸 수연 씨는 단번에 간이식 결정을 내렸습니다. 가장으로서 가족에게 희생만 시키는 것 같아 미안함만 가득하다는 태경 씨. 가득 찬 복수로 배가 부풀어 올라 허리를 숙이지 못하게 되며 머리를 감는 간단한 일도 아내의 도움이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야 가족들이 고생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태경 씨가 하루에 한 번 꼭 지키는 일이 있는데요. 한걸음 내딛기도 버겁지만 동네 한 바퀴를 혼자 힘으로 걷는 것입니다. 스스로 약속한 하루 10분 걷는 운동을 빠짐없이 지켜오고 있지만 오랜 투병 생활이 길어지며 이조차도 버거워질 상황입니다.
“끊이지 않는 시련이 많네요..”
딸에게 간이식을 받기로 한 태경 씨는 벌써 걱정이 산더미입니다. 간이식 수술 비용으로 필요한 비용은 수천만 원에 달하기 때문인데요. 큰 비용이라는 문턱 앞에서 태경 씨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심경에 태경 씨의 건강은 점점 위독해질 수밖에 없는데요. 내원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복수를 뺄 수 있도록 복수 배액관 수술을 한 태경 씨. 다행히 수술은 안전하게 끝났지만 집에서 관리하다 보니 복수가 새는 날이 많아 사소한 일상조차 편하게 누리기 어렵다고 합니다. 몸 상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수술이 진행되어야 태경 씨가 하루빨리 회복할 수 있습니다. 과연 태경 씨는 병원비에 대한 근심 걱정을 내려놓고 올해 성공적인 간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을까요? 여름날의 따뜻한 기운이 태경 씨에게 향해가길 기원해 봅니다.
“오늘도 아내와 저를 위해 주문을 외쳐요”
청각장애로 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생계유지를 위해 각종 장사를 해왔던 부부의 지난날들. 앞만 보고 살아왔던 까닭에 건강 관리는 항상 뒷전이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태경 씨는 간경화를 치료할 시기를 놓쳐 간암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아내 미숙 씨는 직장 생활을 하게 되어 따로 떨어져 살게 된 딸의 몫까지 남편의 간호에 신경 쓰고 있어 한시도 쉴 수 없습니다. 미숙 씨가 가장 크게 염두에 두는 부분은 남편의 식사입니다. 평소 저염식만 먹는 남편이 안쓰러워 가끔씩 특별식을 준비하는 미숙 씨. 좋아하는 음식을 두고 방긋 웃는 태경 씨를 보며 마음대로 먹게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독한 마음으로 제지하고 있습니다. 남편을 옆에서 챙길 사람은 자신뿐이기 때문인데요. 태경 씨의 서운한 마음이 눈에 밟히지만 간에 자극이 가면 그동안 관리했던 건강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어 단호한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봅니다. 자신을 위해 정성스러운 관리를 해주는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느낀다는 태경 씨. 이에 태경 씨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를 말로 표현해 주고 싶지만 들리지 않는 아내를 위해 혼자 주문처럼 외우며 하루빨리 병이 낫기를 소망합니다.
자신보다 늘 남편이 먼저인 아내 미숙 씨와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뿐인 남편 태경 씨,
힘든 시간을 사랑과 헌신으로 헤쳐나가는
청각장애 부부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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