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6회 당신만 곁에 있다면
2022.10.05 관리자
 

당신만 곁에 있다면

 

서울에 있는 한 주택. 골목을 돌아가야 나오는 오래된 집엔 조화연(93) 씨와 아내 김신자(82) 씨가 살고 있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하며 활기가 도는 동네이지만, 화연 씨와 신자 씨는 그 분위기를 즐길 수 없는데요. 눈과 다리가 불편한 부부에겐 집 앞 편의점에 가는 짧은 외출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각장애가 있어 잘 보이진 않았지만 큰 글자나 물건 등은 보였다는 화연 씨. 생활에 큰 어려움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는데, 5년 전 쯤 녹내장과 황반변성이 온 이후론 가까이 있는 사람 얼굴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숟가락 위치도 알려줘야 해요

 

비싼 약값에 자꾸만 치료를 미루다 보니 점점 나빠지는 화연 씨의 시력. 이런 남편의 눈이 되어주는 것은 아내 신자 씨입니다. 아내 신자 씨 역시 경증 시각장애가 있어 시력이 좋진 않지만, 없어진 물건을 찾는 것부터 반찬 위치를 알려주는 일까지 살뜰히 화연 씨를 챙기곤 하는데요. 하지만 신자 씨 역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 디스크로 인해 3년 전부터 급격하게 나빠진 허리와 이로 인한 좌골신경통으로 거동은 물론, 오래 앉아 있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남편을 보면 안쓰럽고 미안해요

 

최근,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몸이 좋지 않으니 집안일조차 하지 말라는 당부를 들었다는 신자 씨. 조금만 움직여도 오는 하반신의 통증에 짧은 거리의 화장실조차 네발로 기어가야 하는데요. 여기에 좌골신경통으로 생긴 요실금까지 심해지며 기저귀와 패드는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실수를 하는 탓에 뒷정리는 모두 화연 씨의 몫. 눈이 보이지 않아 손으로 더듬으며 바닥을 닦고, 무릎을 꿇은 채 걸레를 빠는 남편을 볼 때면 신자 씨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하루라도 제 손으로 편하게 챙겨주고 싶어요

 

아픈 아내를 대신해 대부분의 집안일을 자처하는 화연 씨. 화연 씨 역시 무릎 연골이 다 닳아 엉덩이와 어깨 힘을 이용해 이동해야 합니다. 아픈 몸으로 일하는 것이 힘들 법도 한데, 아내만 있으면 다 괜찮다는 남편. 화연 씨의 오랜 소원은 연골 수술을 해 하루라도 편히 신자 씨를 챙겨주는 것입니다. 수술비 부담과 노령의 몸 상태, 추후 간병 문제까지 고려할 부분이 많아 이제껏 미뤄온 수술. 하지만 언젠가는 꼭 건강한 다리로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다 주고 싶다는 화연 씨입니다. 시력이 좋지 않은 남편을 대신해 눈이 되어주는 아내와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위해 다리가 되어 주는 남편.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서로 협동하여 생활하고, 오직 서로의 걱정뿐인 두 사람. 두 사람이 함께 꾸며나갈 내일은 더 나은 하루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좌골신경통으로 아픈 아내를 대신하는 남편의 다리

황반변성으로 보이지 않는 남편을 대신하는 아내의 눈

서로가 있어 오늘도 살 수 있다는 부부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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