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 씨의 세 번째 기적을 기다리며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는 추석. 송편을 포함해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지만, 둥근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달맞이를 하기도 하는데요. 박덕현(64) 씨와 이금순(59) 씨 부부에게도 간절한 소원이 하나 있습니다. 이들의 소원은 바로 아들 박정민(33) 씨가 건강을 회복하는 것. 벌써 30년 남짓 병원에 다니고 있는 아들을 볼 때면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힘든 시간을 의젓하게 이겨내고 있는 아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4살 때부터 병원에 다녔어요.”
정민 씨는 4살 무렵, 어린이집에서 다리 통증을 느껴 병원에 갔다가 급성신부전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만성신부전증으로 계속해서 병원 생활을 해야 했던 정민 씨. 어린 나이에 1차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았지만, 괴사와 함께 패혈증이 오면서 또다시 투석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성공적으로 끝난 2차 수술. 하지만 이번엔 소장암이 정민 씨를 괴롭혔는데요. 임상 실험 중이던 약이 잘 맞아 암은 거의 회복되었지만, 항암과 면역억제제를 반복해서 복용하다 보니 건강은 더욱 나빠졌습니다.
“아들을 위한 병원비로 들어간 돈만 3억! 일하면서도 연락이 올까 두려워요”
섬유공장에서 2교대로 근무하고 있는 아빠 덕현 씨. 계속해서 바뀌는 생활 패턴에 고되고 힘든 공장 일. 여기에 4년 전 부정맥으로 쓰러진 이후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덕현 씨는 일을 그만둘 수 없는데요. 그동안 아들을 살리기 위해 3억 원이 훌쩍 넘는 병원비를 감당해오다 보니 본의 아니게 쌓인 빚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 빠듯해져 가는 형편, 곧 다가올 아들의 3차 신장 이식 수술을 위한 비용까지 마련해야 하는데 쉴 새 없이 일해도 벗어날 수 없는 고된 살림살이가 괴롭기만 합니다.
때로는 무겁고 버겁게 느껴지는 가장의 무게. 그래도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 돈을 벌기도 해봤지만, 오히려 병만 얻어 돌아와야 했습니다. 하지만 덕현 씨는 언제나 자기 자신보단, 아픈 아들과 그 곁을 지키는 아내 걱정뿐입니다. 갑자기 상태가 나빠져 응급실에 가진 않을까, 컨디션이 떨어지진 않았을까 불안하다는 덕현 씨. 야근 중에도 틈틈이 핸드폰을 꺼내 아내에게 전화를 걸곤 합니다.
“아들이 뛸 수만 있다면 다른 소원이 없을 것 같아요”
내년이면 신장 투석한 지 5년이 되어 이식 1순위가 된다는 정민 씨. 하지만 그 전이라도 적합한 기증자가 나온다면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손꼽아 수술 날을 기다림과 동시에 수술비용에 대한 걱정과 실패에 대한 무서움이 몰려오는 가족. 지난 두 번의 이식 수술도 제대로 신장이 안착하지 못해 건강이 더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믿습니다. 이번엔 꼭 제대로 성공해 아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정민 씨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만 있다면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는 엄마와 아빠. 어리디어린 4살 무렵부터 급성신부전증으로 병원 생활을 오래 해왔던 정민 씨는 이제 병원이 감옥 같기만 한데요. 고생하는 부모님을 위해 두려움을 떨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민 씨의 소원은 꼭 수술이 성공하여 부모님 대신 경제활동을 하는 것! 긴 세월 병과 싸워 온 아들과 그런 아들을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닌 부모. 지금은 기운 초승달이라 할지라도, 언젠가는 세 식구가 꽉 찬 보름달처럼 행복할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안 아팠던 기억보다 아픈 기억이 더 많은 아들과
그런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부부
세 번째 기적을 기다리는 세 식구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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