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의 가장 소중한 보물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아침을 여는 순옥 씨의 움직임이 분주합니다. 손녀 예빈이(16)를 잠에서 깨워 학교에 보내고 남편 승희 씨의 아침 식사와 약을 챙기다 보면 순옥 씨의 아침 시간은 금방 지나가는데요. 류머티즘 관절염과 골다공증을 앓고 있어 불편한 몸에도 거동이 편치 않은 자신을 대신해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순옥 씨에게 승희 씨는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그래도 이제 중학교 3학년이 된 손녀 예빈이가 순옥 씨가 힘들어할 때면 옆에서 안마도 해주고 집안일을 대신하며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른 또래 아이들처럼 그저 뭣 모르고 뛰어놀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인데, 승희 씨 부부는 일찍 철들어 버린 어린 손녀가 기특하면서도 안쓰럽습니다.
”힘들어도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면 일을 해야죠.“
1991년 갑자기 찾아온 중풍으로 편마비를 갖게 된 승희 씨. 당뇨가 심해져 발가락까지 자르고 나니 거동이 어려워진 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균형을 잡기 어렵다 보니 수시로 휘청거리고 넘어지지만,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에 승희 씨는 일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매일 아침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밭에 나가 밭농사를 짓고 저녁에는 마을을 돌며 폐지를 줍는 쉴 틈 없는 일과지만 손녀 예빈이에게 간식 하나라도 더 사주겠다는 마음으로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나간다는 승희 씨. 이런 승희 씨를 지켜보는 순옥 씨의 마음도 편치는 않은데요. 여전히 심한 당뇨를 앓고 있는 승희 씨는 발에 조그마한 상처만 나도 상처가 아물지 않고 곪아버리기 때문에 항상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데, 일을 나가면 그런 부분에는 무뎌질 수밖에 없으니 이틀에 한 번꼴로 상처를 달고 들어오는 승희 씨가 순옥 씨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작은 거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레슬링 선수를 꿈꾸던 부부의 막내아들이 허리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일용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갖게 된 딸 예빈이. 당시 일을 하느라 바빴던 아들과 며느리를 대신해 예빈이를 맡아 키웠던 게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자주 얼굴을 볼 수 없는 아빠와 이혼 후 연락이 끊겨버린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려 승희 씨 부부는 항상 예빈이에게 온 신경을 쏟고 있습니다. 이렇듯 부부의 전부나 마찬가지인 예빈이의 소원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프지 않고 예빈이가 다 커서 효도할 수 있을 때까지 오래오래 사는 것인데요. 하루가 다르게 몸이 약해져 가는 것이 보이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예빈이는 늘 걱정입니다.
”예빈이만 잘 되면 소원이 없어요.“
현재 웹툰 작가를 꿈꾸고 있다는 예빈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본 적은 없지만, 매일 밤 인터넷을 보고 그림 연습을 하며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데요. 교내대회에서 상을 타오는 등 재능이 보이고 무엇보다 예빈이가 좋아하는 일이니, 학원이라도 한번 보내보고 싶은 것이 할머니의 마음이지만 만만치 않은 비용 문제가 순옥 씨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승희 씨의 몸도 매일 일을 나가기엔 많이 지친 상태이기 때문에 조금의 여유가 절실한 상황인데요. 그저 식구들이 건강하고 예빈이만 잘 자라면 다른 소원은 없다는 승희 씨! 부디 승희 씨 가족에게 따뜻한 행복이 찾아가길 바랍니다.
불편한 몸에도
식구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승희 씨,
식구들 걱정에 여념이 없는 순옥 씨,
그리고 그런 승희 씨 부부의 전부인
손녀 예빈이,
힘든 상황에서도
가족을 향한 사랑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승희 씨 가족의 따뜻한 사연을
MBN 소나무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