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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아베 총리, 북한 방문 실현 가능성 있다”
▶ 잊을만하면 경쟁이라도 하듯 일본 고위 인사들의 과거사 망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일 관계 갈등을 조성하고 국제사회 또한 일본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은데요. 어떤 내막이 있는 것인지 산케이 신문에 구로다 가쓰히로 논설위원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 일본의 우경화 행보에 대해서 국제사회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의 발언이 이미 다 알려졌습니다만 침략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고 얘기했고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이 한 술 더 떠서 위안부는 필요했다고 발언했는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공분,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언론인이시잖아요. 구로다 씨가 보는 입장에서 왜 일본은 잇따른 우경화 발언을 하는 겁니까?
-아베 정권이 등장할 때부터 한국 언론들도 많이 예측했었잖아요. 아베가 원래 극우라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국가주의라고도 할 수 있어요. 일본이라는 국가의 위상을 높이자. 그동안 일본의 국가 이미지가 약해졌다, 특히 경제 쪽도 그렇고. 그러니까 집권을 하게 되면 일본이라는 국가의 존재감을 과시하자는 것이 마음속에 있어요. 그래서 여러 가지 질문이 나오니까 소위 과거사 문제 포함해서 그런 말이 나왔던 거예요.
▶ 기본적인 인류의 양심과 역사적 정의가 내려진 부분들이 많이 있잖아요. 그런데 왜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또 지난번에 아베 총리가 731번호가 붙어있는 자위대 훈련기 조정석에 앉았잖아요. 731이라고 하면 세계가 생체실험을 했던 731 세균전 부대를 연상시키는데 이 같은 행보가 아무리 정치적인 행보라고 해도 이해가 안 됩니다.
-731이라는 숫자가 비행기에 나왔다고 해서 한국 분들이 옛날 마루타 부대의 숫자라고 생각하셨는데요. 아마 대다수 한국 국민들도 그 숫자만 보면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봅니다. 특히 일본 사람들이 전혀 현실과 상관없는 숫자가 나왔다고 해서 옛날 과거사와 연결시켜서 아베 행태를 비난하는 것은 억지가 아닌가, 하나의 망상적인 발상이 아니냐, 그런 얘기까지 일본에서 나오고 있어요. 예를 들어 대한항공 731편도 있는 것 같은데 그걸 타면 어떻게 되는 거냐 하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로..
▶ 총리나 대통령의 행보라는 게 하나하나가 정치적인 움직임이잖아요. 그것을 총리가 몰랐다? 그랬다면 문제가 있는 거죠.
-그 정도는 모르죠. 역사박물관이라든가 그런데 가서 어떤 것을 보며 나왔던 이야기면 몰라도 자위대 기지에 방문해서 우연히 자기가 탔던 비행기에 기체 번호가 그랬다는 건데 아베 입장에선 미리 알 수 없는 거잖아요.
▶ 오사카 시장도 극우를 지향하는 일본유신회 공동대표던데요. 위안부가 당시에 필요했다는 얘기를 했잖아요.
-하시모토는 유신회 대표의 한 사람이고 앞으로 수상감이라고 하는 젊은 40대 정치인이죠.
▶ 정치인으로 상당히 인기가 있죠?
-그렇죠. 인기가 있어요. 차세대 지도자죠.
▶ 그래서 더 오버하는 겁니까?
-본인이 나중에 변명한 것 같은데. 그 당시의 시대상황, 군대라는 성격 상 그런 것도 있을 수 있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조금 말이 부족했다는 이야길 하더라고요.
▶ 말이 안 되죠. 그러니까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서도 일본의 위안부 문제를 고문행위라고 규정했잖아요.
-하시모토가 하고 싶었던 말은 위안부 문제도 그렇고 군대와 전쟁, 성 문제라고 할까요. 그런 문제는 예부터 있었던 것이고 일본에서 소위 위안부 같은 시스템이 있었었지만 군대와 부수되는 비슷한 문제는 미국 군대도 있었고 한국 군대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 문제를 가지고 일본만 매도당하는 것은 조금 불공평한 거 아니냐 하는 말도 하더라고요.
▶ 이해가 안 되죠.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국제사회도 그렇고 이미 일본 정부도 93년에 고노담화를 통해서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를 했잖아요. 일본 정부에서도 이미 역사적으로 규정했는데 이것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얘기했다는 거 자체가 망언이고 궤변이죠.
-그렇게 볼 수도 있죠. 오늘 위안부 할머님들이 일본에 가 있잖아요. 오늘 만나기로 되어 있었는데 할머니들 측, 지원 단체에서 하시모토가 그 자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할지 모른다고 거부했죠. 저는 어떻게 보면 잘했다고 봅니다. 하시모토가 직선적이고 솔직한 사람이니까 만났을 때 여러 가지 질문을 했었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할머님들도 고생이시잖아요. 그러니까 오히려 없었던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어떻게 보면 정치적 쇼에 들러리로 설 필요가 없는 거죠. 얼마 전 도쿄 신문 특집기사를 보니까 일본이 이런 우경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는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사실을 왜곡하는 행태를 보이는데 대해서 역사적 무지, 아시아에 대한 우월의식, 국제적 인권의식의 결여, 자전기능의 부재를 이야기하더라고요. 동의하십니까?
-자전 기능은 있다고 봅니다.
▶ 거기에 소속되어 있는 산케이, 요미우리신문을 지적했던데요.
-언론 이야기도 마찬가지인데 예를 들어 아사히, 마이니치, 도쿄는 진보예요. 요미우리, 산케이, 니케이는 보수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반반이에요. 소위 헌법 개정 문제에 있어서도 언론사가 완전히 이분화 되어 있어요. 아까 말한 것처럼 진보와 보수에. 그러니까 지금 여론조사를 해보면 아베가 시도하고 있는 헌법 개정에 있어서 언론도 50% 50% 예요. 결정이 안 되어 있어요.
▶ 정치적 논쟁에 있어서나 내부에서 진보 보수 논쟁을 펼 수 있지만 위안부 문제 같이 강제성이 인정됐고 이미 93년도에 고노정부가 사죄를 한 마당에 이것까지도 왜곡해서 논조를 편다? 그 쪽 정치인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다? 이 자체를 지적하는 거겠죠.
-여론 자체가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도 실제로 그런 위안부가 있었다. 그런 시스템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고생을 많이 하셨으니까 미안한 일이다, 그런 위로와 동정에 대한 이야기가 일본에서도 일반적이에요. 문제는 보상을 포함해서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문제 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거잖아요.
▶ 하시모토 시장 같은 경우는 극구 부정 하는듯한 더군다나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서 상당히 분개 하는듯한 발언을 했잖아요. 그럴 경우 일본은 언론에서 그 문제를 지적하지 않나요?
-하시모토는 그게 아니었어요. 자기는 할머니들 개인들한테는 전혀 그런 생각이 아니다. 마음 아프다고..
▶ 나중에 한 얘기죠.
-혹시 이번에 만났으면.. 하시모토는 직선적인 사람이니까. 위안부 문제는 지난번 노다 수상도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서로가 지혜를 모아서 해결하자고 이명박 대통령한테 했었어요. 일본도 아무 생각도 없고 되는 될 대로 되라가 아니에요. 서로 해결책을 모색하자. 지금 위안부를 지원하는 단체들이 배상을 포함한 일본 국가 비판과 규탄을 너무 내세워서 하니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저는 봅니다. 서로가 대화하자는 거죠.
▶ 자꾸만 이렇게 반복되다 보니까 자칫 일본 국민들 저변에 예를 들어 극우적인 내셔널리즘이 바닥에 깔린 거 아닌가.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용납하는 거 아닌가.
-극우라고 하지 마시고요. 그것은 하나의 보수라면 보수이고 어떻게 보면 저는..
▶ 이건 보수 입장이라고 볼 수 없죠. 극우 입장이죠.
-지금 핵심적인 문제가 아베의 헌법 개정이잖아요. 쉽게 말해서 헌법 구조, 군대를 갖지 말자 하는 것을 바꾸자는 거죠. 군대를 갖게 하자는 거죠. 군대를 가지지 마라? 그런 헌법이 어디 있느냐. 그런 나라가 어디 있느냐. 그러니까 먼저 그런 헌법 자체가 정상이 아니라는 거죠.
▶ 그러기 위해서라도 국제사회의 기본적인 공조, 이미 상식적인 선에서 잣대가 난건데 예를 들면 전범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분명히 사죄를 하고 반성하고 국제사회와 같이 의견조합을 할 때 가능하겠죠.
-저도 그건 동감하고요. 아베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이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국제여론이라든가 한국과 중국, 세계에 나서서 미리 설명도 하고 이해도 얻으면서 추진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조금 성급하고 부족한 면이 많다고 봅니다.
▶ 최근에 일본 정부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 아베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실제 그런 움직임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 북한에 갈 것 같습니까?
-저는 있다고 봅니다. 제가 작년 연말에 납치대책 본부 세미나가 있었을 때 초청받고 다녀왔는데 그때도 제가 이야기 했어요. 그때가 아베 정권 전이었는데 아베 정권이 되면 아베 자신이 김정은 하고 담판해라. 그래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아베 주변에 그런 생각이 그때부터 계속 있어요.
▶ 지금 아시겠지만 남북문제를 두고서 한·미·일 공조에 균열이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고 또 하나 궁금한 것은 과거에는 일본에 먼저 가고 그 다음에 중국에 갔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는 중국에 먼저 가거든요. 그거에 대한 일본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어떤 시각으로 보나요?
-솔직히 말해서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좀 섭섭하죠. 옛날에는 먼저 미국에 가시고 그 다음에 일본, 중국이었는데 바뀌었죠. 아마 일본 보다 대중 외교가 중요하다고 박 대통령께서 판단 하신 거죠. 그러나 그것은 섭섭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죠. 적어도 일본보다 중국의 영향력이 지금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커지고 있으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가서 외교를 잘 하시길 생각합니다.
▶ 영향력 외에 우리 국민들이 보는 시각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일본은 남북의 긴장 완화에 대해서 바라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켜서 자신들의 군국, 군사력 확대를 꿈꾸는 거 아니냐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나친 생각이고요. 아까 아베가 김정은을 직접 만나서 납치 문제를 직접 해결하자는 건데요. 그것에 대해 혹시라도 한국이나 미국에서 비난과 비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저도 그 당시 저쪽 사람들과 이야기 했어요. 그건 걱정하지 말라고. 납치 문제라는 게 일본 국민들이 인질 되어 있는 것을 석방해서 되돌아오라는, 나라의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 아마 다른 나라에서도 이해해 줄 것이다. 당당하게 주장하라고 저는 말했어요.
▶ 결국 이 같은 움직임들이 7월 참의원 선거를 염두에 두고 하는 정치행보라는 시각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되지 않는 게 외교적인 고립을 자초하면서 까지 과연 할 사안이냐. 그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일본 안에서의 비판은 없습니까?
-일본 언론도 반반이니까 비판의 소리도 많은데 외교적인 거라고 생각할지 아니면 오히려 아베가 당당한 외교를..
▶ 시간이 없습니다. 다음에 모시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