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국 공산당 총서기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 시대가 공식적으로 개막한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22일 폐막한 중공 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20기 중앙위원 205명의 명단에 포함됐다. 또 시진핑 2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최고 지도부)인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도 중앙위원 명단에 포함됐다.
반면 리커창 총리와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한정 상무부총리 등 4명은 퇴임하게 됐다
후임 최고 지도자가 확정되는 당 대회 때 차기 중앙위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전임 후진타오, 장쩌민 전 주석의 사례에 비춰볼 때 시 주석이 20기 중앙위원 명단에 포함된 것은 최고 지도자 자리를 유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새 인물로 교체되는 상무위원 4자리에는 리창 상하이시 당 서기, 리시 광둥성 당 서기, 딩쉐샹 중앙 판공청 주임,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 등 시 주석의 측근들이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특히 리창 당서기는 강력한 총리 후보로 꼽힌다. 시 주석의 최측근 인사로 평가되는 리창 당서기가 총리가 될 경우 시 주석 1인 지배체제가 더 확고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중국 외교사령탑인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도 이번 중앙위원 명단에서 빠졌다. 반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중앙위원에 포함돼있어 왕이 부장이 향후 양 위원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 주석의 경제책사로 꼽히던 류허 부총리도 중앙위원 자리에서 물러났다. 미중 무역전쟁 등을 담당해오던 류 부총리의 퇴임으로 대미정책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날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79)이 폐믹식 도중 갑자기 퇴장을 하면서 많은 해석을 낳고 있다. AFP 통신은 "노쇠해 보이는 후진타오는 처음에는 자리를 뜨기를 주저하는 듯 보였으나 수행원과 대화를 나눈 뒤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폐막식 현장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옆에 착석해 있던 그는 자리를 뜨면서 시 주석, 리커창 총리와 짧게 대화를 나눴고 리 총리의 어깨를 토닥였다"며 "그가 왜 현장을 떠났는지에 대한 공식 설명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2013년 은퇴한 후 전 주석은 지난 16일 당 대회 개막식에 참석했을 때도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입장했다. 당시 그가 자리에 앉을 때 시 주석이 그의 팔을 부축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때문에 후 전 주석이 폐막식 도중 자리를 뜬 것은 건강상의 이유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후 전 주석과 함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핵심인사인 리커창, 왕양이 이번 중앙위원 명단에서 빠지면서 후 전 주석의 입지가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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