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인플레이션과 미국·유럽의 금리인상, 중국 도시 봉쇄 여파 등으로 국제통화기금(IMF)가 올해 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춘 가운데, 특히 미국의 성장률 하향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IMF는 올해 전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치 3.6%에서 3.2%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주요국 성장률 전망과 하향 폭은 미국(2.3%, -1.4%포인트), 중국(3.3%, -1.1%포인트), 유로존(2.6%, -0.2%포인트), 한국(2.3%,-0.2%포인트), 일본(1.7%, -0.7%)등으로 미국이 가장 컸다.
피에르 올리비에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환경은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점을 시사한다" 며 미국이 침체를 피할 가능성을 "매우 협소한 경로"라고 지적했다. 그는"작은 충격조차 미국을 경기침체로 빠져들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린차스 수석은 이날 미국의 노동 시장이 강력하고 실업률이 3.6%로 매우 낮다고 인정하면서도 통화 긴축 정책이 계속되면 실업률이 오르면서 노동시장도 점차 냉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가 임금 성장을 웃도는 물가 상승으로 가계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기 침체를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정의할 때 미국의 경기침체가 이미 시작된 것일 수 있다고 썼다.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해온 중국도 경기 폐색감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IMF는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직전 4월 시기보다 1.1% 포인트 낮춘 3.3%로 관측하며 그 원인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 봉쇄와 심각한 부동산 위기를 꼽았다. 유로존도 직전 시기보다 0.2% 포인트 낮은 2.6%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으며 한국도 2.5%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이날 IMF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시기보다 0.4%포인트 낮춘 3.2%로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 1월과 4월에 이어 3회 연속으로 하향 수정된 것이다. 고린차스 수석은 "4월 이후 세계 경제 전망에 크게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며 "곧 전세계적인 동시 불황의 구렁텅이에 빠질 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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