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업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정계 은퇴를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한 연설에서 머스크를 맹비난한 데 대한 답이다.
11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그를 미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석양을 향해 항해할 시간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그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며 "그가 대통령직을 되찾게 되는, 유일한 생존 경로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곧이어 다른 트윗을 통해 트럼프의 나이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매일 같이 큰 사고를 칠 것 같은 사람을 또 원하느냐"라며 "나는 법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나이는 69세 이하로 제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82세가 된다. 어느 회사의 대표를 하기에도 너무 많은 나이"라면서 "미국을 그냥 내버려 둬라. 만약 플로리다 주지사인 론 드산티스가 2024년 바이든과 맞붙는다면 드산티스가 쉽게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머스크의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위터 인수를 철회한 자신을 맹비난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공화당 유세 연설에서 "그가 트위터를 인수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그는 꽤 썩은 계약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화당에 투표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나한테는 그가 내게 투표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는 헛소리 기술자"라고 깎아내렸다.
미국 언론 데일리비스트는 두 사람의 관계가 몇달전과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게 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부활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또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 시절 두 곳의 자문위원회에서 일한 적도 있다.
데일리비스트는 "최근 머스크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환경 친화적인 자동차 생산 노력을 강조하면서 테슬라를 지나치게 저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라며 "두 정치인에게 신물이 난 듯 머스크는 드산티스 지지자가 됐다. 그 동맹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보도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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