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자신을 조롱한 것에 반격에 나섰다.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회의를 위해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를 방문중인 푸틴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그들이 어떻게 옷을 벗고 싶어 했는지, 허리 위인지 아래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역겨운 광경이 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모든 것이 조화롭기 위해서는 과음하지 않고 나쁜 습관을 버려야 한다"며 "신체운동을 하고 스포츠에 참여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이는 지난 26일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발언한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이날 G7 정상은 '상의탈의'로 남성미를 과시하곤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조롱 섞인 농담을 주고 받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푸틴 보다 강하게 보여야 하는데 재킷을 벗을까요"라고 말했다. 이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웃통 벗고 승마 정도는 해야죠"라고 맞장구쳤다.
그러자 존슨 총리는 "바로 그겁니다. 우리도 가슴 근육을 보여줘야 한다"고 웃으며 동의했다.
원탁에 둘러 앉은 이들은 회의를 시작하기 전 언론에 공개될 단체 사진 복장을 놓고 가벼운 얘기를 주고 받아 푸틴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남성 정상끼리 이같이 푸틴을 조롱하자 그 자리에 있던 여성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어쨌든 승마는 최고의 스포츠"라고 화제를 돌렸다.
정상 회의에는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존슨 영국 총리, 트뤼도 캐나다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참석했다.
실제 공개된 단체 사진에서 정상들은 모두 재킷을 벗은 모습이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