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가 러시아에 항복을?…알고보니 '딥페이크' 영상

"무기 내려놓으라"는 가짜 영상 SNS에 퍼져
젤렌스키 "무기를 내려놓아야 하는 건 러시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에 항복을 선언하는 발언이 담긴 가짜 동영상이 유포돼,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이를 삭제했습니다.

현지 시간 16일 CNN 방송은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에 항복하는 선언하는 듯한 딥페이크 동영상을 삭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동영상에는 녹색 셔츠를 입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향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가짜 젤렌스키 대통령 뒤로는 우크라이나 국가 문장이 그려진 배경막이 있지만, 이 또한 가짜입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의 하니 퍼리드 교수는 해상도를 낮춰 조작 과정에서 생기는 왜곡을 은폐한 점, 팔이 움직이지 않고 정면만 응시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해당 영상이 가짜라고 지적했습니다.

딥페이크(deepfake)는 인공지능 기술의 일종인 딥러닝으로 기존 동영상을 조작하는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유명 연예인·정치인의 얼굴 생김새나 음성을 변조해서 실제 그 사람이 하지 않은 발언을 한 것처럼 꾸며낼 수 있기 때문에 가짜뉴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보안정책 책임자 너새니얼 글라이셔는 "재빨리 이 동영상을 검토한 뒤 사실을 오도하는 조작된 미디어에 대한 우리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삭제하고, 다른 플랫폼에 있는 동료들에게도 통지했다"고 전했으며, 유튜브 대변인 또한 "해당 영상이 자사의 허위 정부 관련 규정을 위반해 플랫폼에서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 본인도 SNS를 통해 "해당 영상은 조작된 것"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고 있으며 무기를 내려 놓고 귀국해야 하는 것은 러시아 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