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에서 사용한 5m 길이의 흰색 탁자가 연일 주목받고 있다. 외신은 사용 의도에 이어 출처에 대한 두 가구업체의 논쟁을 전했다.
뉴욕타임스가 16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두 가구업체가 각각 푸틴 대통령이 이달 7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사용한 탁자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가구업체 관계자인 비센테 사라고사는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당 탁자를 2002~2006년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음지에서 자란 나무로 만들었다는 세부적인 묘사도 덧붙였다.
그런데 이탈리아 가구업체 '오크'를 운영하는 레나토 플로냐가 2000년 발간된 책에 이 탁자가 있다며 반박했다. 플로냐는 자신의 업체가 1995년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이 탁자의 제작을 의뢰받아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이 탁자는 두 정상이 회담하는 장면이 퍼지면서 화제가 됐다. 대화를 나누기에는 탁자의 길이가 너무 길어 보였기 때문이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탁자에 배드민턴장, 피겨스테이트 빙판을 합성하는 등 패러디한 사진이 올라왔다.
러시아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해당 탁자를 썼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회담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일부러 이 탁자를 사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가디언은 8일 "흰 탁자에서 5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지만, 마크롱은 푸틴으로부터 어떤 공개적인 양보도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그 탁자는 마크롱을 제압하기 위한 권력의 과시였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당시 회담에서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해법을 논의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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