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북서부에서 순록 떼가 원을 그리며 뱅뱅 도는 보기 드문 모습이 드론(무인항공기)으로 촬영되었습니다.
사진작가 레프 페도세예프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무르만스크주(州) 로보제로 마을 외곽의 한 농장에서 사육 순록 떼의 매혹적인 원형 무를 추는 모습을 드론을 띄워 촬영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습니다.
‘순록의 태풍’(Reindeer Cyclone)으로도 불리는 이 현상은 사실 순록들이 천적으로부터 자기 몸을 방어하기 위한 행동입니다. 순록 떼는 위험을 감지하면 성체 수컷들이 주체가 돼 나머지 무리를 둘러싸듯 태풍처럼 회전하면서 이동 속도를 높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태풍의 눈처럼 생후 1년 미만의 새끼들이나 암컷들이 있어 바깥쪽을 회전하는 수컷들에 의해 보호되는 것입니다.
보통 순록은 10마리에서 몇백 마리가 무리를 지어 이동하면 봄철이 되면 최소 5만 마리에서 최대 50만 마리의 거대한 무리가 형성됩니다. 이때 순록의 최고 속도는 시속 80㎞에 달하고 순록들이 이렇게 무리 지어 빠르게 달리면 어떤 천적이라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즉 이들 순록은 이렇게 함으로써 포식자가 각 개체를 표적으로 삼을 수 없게 하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에 포착된 농장 내 순록의 태풍은 곰이나 늑대 같은 포식자가 아니라 사람 때문이었습니다. 마침 수의사가 순록들을 대상으로 탄저병 예방 접종을 하려던 참이었는데 낯선 사람에게 위협을 느낀 순록 떼가 이런 행동을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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