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의 직접 투표를 거치지 않고 총리가 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올해 처음으로 국민의 심판대에 오른다.
높은 지지율로 신임 총리가 된 스가 총리는 집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미흡한 대응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실제 닛케이와 TV도쿄가 지난달 25~27일 실시한 12월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가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42%로 전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일본에서는 9월 30일 자민당 총재 선거와 10월 21일에는 임기가 끝나는 중의원 선거가 있다. 이에 앞서 4월 25일에는 중·참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스가 총리는 현재 자민당 총재를 겸직하고 있다. 따라서 총재 재선은 그가 총리 임기를 연장하가 위한 중요한 관문이다.
중의원 선거는 임기 만료가 10개월 남지 않은 가운데 스가 총리가 국회를 언제 해산할지가 관건이다.
일본 정가에서는 3월 예산을 확정한 후, 또는 9월 5일 도쿄 패럴림픽 폐막 뒤 스가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능성 면에서는 하반기가 높다. 스가 총리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국회 해산과 관련, "가을까지 중의원 해산이라는 것은 이미 시간이 정해져 있다"면서 "어쨌든 전력으로 감염 확대를 방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이를 성과로 국회를 해산, 선거에 승리하겠다는 것이 스가의 입장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런 스가의 시나리오가 그대로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일본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어 지난해에서 올해로 연기한 도쿄올림픽 개최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백신 접종이 조만간 순차적으로 시작될 예정이지만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까지 유입된 상황에서 낙관적으로만은 볼 수 없다.
만일 스가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상반기에 하지 않는 다면 4월 25일이 그의 지도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된다.
이날은 중의원 홋카이도(北海道) 제2선거구와 참의원 나가노(長野) 선거구의 보궐 선거가 있다.
자민당이 패한다면 스가의 입지는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최악에는 9월 임기 만료를 계기로 자민당 총재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두 선거구 모두 야당의 지지 기반을 무시할 수 없는 곳이다. 특히 홋카이도는 요시카와가 금품 비리로 낙마한 후폭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있어 자민당이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우연이겠지만 한국도 일본과 상황이 비슷하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 31일 리얼미터 여론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6.9%로 5주 연속 30%대를 기록 중이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도 29.9%로 국민의힘(30.4%)보다 소폭 뒤지고 있다.
백신 확보에 대한 논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퇴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집권 여당인 민주당도 4월 첫 심판대에 오른다. 서울과 부산에서 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는 않다. 2일 리얼미터의 적합도 여론 조사 결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6.2%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민주당의 박영선 장관은 11.6%로 2위긴 하지만 격차가 2배 이상 난다. 부산에서도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30.1%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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