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중심으로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논란이 되는 언행을 일삼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대통령은 미네소타 주에서 방화, 약탈 등을 비롯한 폭력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자 2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시위대와 민주당 인사를 동시에 저격하는 글을 남겼다. 그는 "'폭력배들(thugs)'이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기억을 불명예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 리더십이 완전히 부재하다. 약해빠진 좌파인 제이콥 프레이 시장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내가 군대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며 무력제압을 시사하는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
시위대에 참가한 자국민을 '폭력배'라고 부르고 민주당 소속의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시장이 상황 통제를 못하고 있다며 대놓고 비난한 것이다. 그러자 프레이 시장은 이날 저녁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약함이란 본인의 행동에 책임지길 거부하는 것이고 나약함이란 위기의 순간 다른 누군가를 손가락질하는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는 미니애폴리스의 저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우리는 매우 많이 강하다"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지금이 위기순간인가? 그렇다. 그러나 우리가 이 상황을 이겨낼 것이라 완전히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프레이 시장은 이날 자신이 미니애폴리스 시위 구역의 경찰관을 대피시키자고 제안한 결정권자라는 점을 밝혔다. 그는 경찰관과 시위대의 목숨이 모두 소중하다면서 "벽돌과 모타르(빌딩·건축물을 의미)는 인명만큼 중요하지 않다. 건물의 상징성은 생명의 중요함보다 클 수 없다. 우리는 하나의 시로서 통일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5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관에게 무릎으로 목이 눌려 안타깝게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미국 곳곳에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미네소타 주정부는 28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와 미네소타 주도 세인트폴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방위군 500명 이상을 투입했다. CNN은 이날 뉴욕에서 플로이드 관련 시위로 40명이 넘게 체포되거나 소환됐다고 뉴욕경찰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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