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의 소득 불평등이 갈수록 악화되며 상위 1% 부자들의 자산이 중상류층 전체 자산과 맞먹는 수준에 달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들의 빠른 자산 증식 속도로 봤을 때 조만간 중산층의 자산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2분기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1%가 약 35조 4천억 달러(약 4경 1천100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수천 만 명에 달하는 중산층(상위 10~50%)의 36조9천 달러(4경 2천700조원) 자산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자료에 따르면 이들 최상위 상류층은 지난 10년간 주식시장에서 큰 수익을 거두며 현재 미국 공공·민간기업 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 '슈퍼리치'가 되기 위해선 한 해에 최소 50만 달러(5억 7800만원)의 소득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엘리트들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조각의 파이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계층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자산의 종류도 다르게 나타났다. 자산 순위가 상위 50~90%인 중산층은 부동산·연금에 재산이 몰려있는 반면 슈퍼리치들은 주식과 뮤추얼펀드에 집중됐다. 미국 한 투자회사의 스티븐 콜라비토 수석 시장전략가는 "부자들은 부유해질수록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된다"며 "예금이나 수동적인 투자로는 부를 쌓기 어려우니 독점적인 헤지펀드·사모펀드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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